가락시장 도매법인 한 해 순이익만 265억

농민들이 지불한 수수료 ... 농업과 관계없는 대기업에 현금배당

  • 입력 2022.04.24 18:00
  • 수정 2022.04.29 11:42
  • 기자명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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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가락시장 도매법인들의 독점적 수익구조에 대한 비판이 지속되는 가운데 농협공판장을 제외한 도매시장 5개 도매법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공개됐다.

농민들이 출하한 농산물의 수수료로 이익을 창출하는 가락시장 5개 도매법인이 벌어들인 돈은 2021년 한 해 동안 총 265억5,100만원에 달한다.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올린 중앙청과의 경우 약 68억9,662만원, 서울청과의 경우 약 66억4,280만원을 기록했다. 한국청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약 43억6,000만원, 동화청과는 약 57억3,200만원, 대아청과는 약 29억2,000만원에 이른다.

더 큰 문제는 출하 농민들이 지불한 경매수수료로 이뤄진 이들의 독점 이익이 농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건설·제조업 등의 대기업 주주에게 현금배당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앙청과의 주주는 태평양개발(주)(지분율 40%)과 태평양개발의 최대주주인 서영배씨(지분율 60%)이고, 서울청과의 주주는 고려제강(주)이다. 한국청과의 지배주주는 더코리아홀딩스(주)로, 한국청과 대표이사이기도 한 박상헌씨가 대표인 기업이다. 동화청과의 경우 신라교역(주)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대아청과는 호반그룹((주)호반건설 49%·호반프라퍼티(주) 51%)이 지배주주로 있다.

지난해 동화청과는 대주주인 신라교역에 50억원을, 서울청과는 2020년과 마찬가지로 지난해에도 고려제강에 14억1,000만원을 배당했다. 중앙청과의 경우 지난해 배당은 없었지만 2020년에 순이익을 뛰어넘는 80억3,600만원을 배당한 바 있다.

올해 초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문영표, 공사)가 작성한 ‘농수산물 도매시장 거래제도 개선 필요성’에 따르면 최근 5개년(2015~2019년) 도매법인은 동종업종 대비 6.4배에 이르는 과도한 영업이익률을 냈다. 지난 2020년에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5개 법인 평균 역대 최고 순이익(57억7,800만원)을 발생시켰다.

이들 5개 도매법인의 평균 현금 배당성향은 5년간 43.3%에 달하며 이는 동종업종 대비 1.7배에 달하는 수치다. 공사가 작성한 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도 현금배당 성향은 5개 도매법인 평균 80.3%에 달한다.

현재 가락시장으로 들어오는 모든 농산물은 도매법인이 독점하고 있는 경매제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도매법인은 농산물가격과 상관없이 경매수수료를 받아 매년 안정적으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한다.

한편 농민들은 높은 가격 변동성과 깜깜이 출하(생산자가 가격 결정에 관여하지 못한 채 출하), 출하선택권 제한, 3초 경매, 높은 유통비용 등 그동안 여러 차례 경매제의 폐단을 지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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