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신생아의 영아 산통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침 치료

  • 입력 2022.04.17 18:00
  • 기자명 임재현(봉천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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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현(봉천한의원 원장)
임재현(봉천한의원 원장)

신생아나 생후 2~3개월 된 아기에게 흔히 영아 산통이 발생합니다. 영아 산통은 아기가 신체에 특별한 병이 없는데도 발작적으로 심하게 계속 우는 증상을 말합니다. 흔히 ‘배앓이’라고 합니다. 보통 배앓이를 할 때는 두 손을 꽉 쥐고 다리를 배 위로 굽혔다가 쭉 펴거나 끌어당기기도 합니다. 배에 잔뜩 힘을 줘서 얼굴이 붉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는 것을 몇 분에서 몇 시간 동안 계속합니다. 아무 때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저녁 6~10시 사이에 흔히 생깁니다. 이외에도 음식물 역류나 트림, 입안이 건조해진다든지 배가 가스로 자주 부풀어 오른다든지 하루 5~8회로 많은 배변빈도가 있기도 합니다. 증상들은 아주 경미할 수도 있고 아주 심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은 생후 4개월이 지나면 거의 사라집니다.

배앓이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기가 과식하거나 수유 시 공기를 많이 삼키면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에서 배앓이가 더 잘 발생할 수 있습니다. 흔히 분유를 배앓이의 원인으로 생각하고 분유 수유를 하거나 혼합수유를 하는 산모 모두 분유의 선택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데요, 모유도 배앓이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모유 수유를 하는 산모의 경우 산모가 먹는 음식이 중요합니다. 주로 카페인이나 우유 및 우유로 만든 유제품들이 가스를 많이 차게 만들어 배앓이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특별히 분유나 모유에 문제가 없더라도 과식을 하는 것 자체가 좋지 않기 때문에 아기가 운다고 습관적으로 수유를 하지 말고 진짜 배가 고픈 것인지 다른 이유로 우는 것인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또한 수유 시 공기를 많이 삼키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아기가 심하게 울기 전에 미리 수유하는 것이 좋고 젖병을 바꿔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런 배앓이에는 침 치료가 참 좋습니다. 신생아에게 침 치료는 아주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신생아의 침 치료는 어른들처럼 침을 놓고 오랜 시간 있지는 않습니다. 보통 침을 살짝 놓았다가 빼거나 10~20초 정도 유지해준 뒤에 침을 바로 빼는 편입니다. 침도 어른들처럼 많이 놓지는 않습니다. 신생아 배앓이를 치료한 여러 논문을 보면 대개 합곡혈 한자리를 이용해 치료했습니다. 913명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논문에서는 하루 한 번 1주일 정도 치료했을 때 76%의 신생아에게 역류, 트림, 배변빈도, 배에 가스참 등 여러 증상에서 확연한 개선이 있었고 별다른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스웨덴에서 40명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논문에서도 10초간의 합곡혈 침 치료를 4회 한 결과 특별한 부작용 없이 울음과 영아 산통 관련 증상들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배앓이로 인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면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하셔서 침 치료를 1주일 정도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합곡혈은 손등에서 엄지와 검지 사이 살이 많은 부분입니다. 흔히 체했을 때 많이 눌러주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여건상 한의원에 방문해 침 치료를 받기 어려우시다면 집에서 합곡혈을 지압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한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장중첩증이라는 병입니다. 아이가 갑자기 자지러지게 우는 발작이 1~2분간 나타났다가 아무 증상이 없는 시간이 5~15분간 나타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점점 배가 아픈 시간이 길어진다면 장중첩증이 아닌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장중첩증은 빠르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는 위험한 병입니다. 평소와 달리 아이가 심하게 울고 구토를 하면서 혈변을 본다면 바로 병원에서 장중첩증이 아닌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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