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벼 막걸리에 흠뻑 취해보실래요?

제7회 전국 토종벼 농부대회서 ‘토종벼의 가능성’ 논의

  • 입력 2022.04.10 18:00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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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제7회 전국 토종벼 농부대회가 열린 지난 5일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맑은숲 한옥펜션 저잣거리에서 토종쌀 막걸리 시음회가 진행됐다.
제7회 전국 토종벼 농부대회가 열린 지난 5일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맑은숲 한옥펜션 저잣거리에서 토종쌀 막걸리 시음회가 진행됐다.

토종벼를 살리기 위한 농민·도시민들의 고민과 실천이 눈에 띈다. 누군가는 학교에 논을 만들어 토종벼를 심고, 또 누군가는 토종벼로 빚은 막걸리를 선사한다. 절멸위기에까지 처했던 토종벼지만, 이러한 실천이 있기에 희망이 보인다.

지난 5일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맑은숲 한옥펜션 대강당 및 저잣거리에선 양평군(군수 정동균)과 전국토종벼농부들(대표 이근이) 주최로 ‘제7회 전국 토종벼 농부대회’가 열렸다. 농민들은 토종벼를 일상 속에서 복원하기 위한 다양하고도 창의적인 실천을 진행 중인 사례를 공유했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학교텃밭 강사 전경순 씨는 지난해 4~11월 인천시 남동구 사리울초등학교에서 진행한 ‘논학교 사업’에 대해 발표했다. 논학교 사업은 학교 운동장 한켠에 5평 넓이의 논을 조성해 그곳에 토종벼 5종(다백조·흑갱·대궐도·자광도·용정찰)을 심고, 학생들과 함께 벼농사를 지으면서 논습지 생태 관련 학습도 진행한 사업이다.

전씨는 “작은 논에서 토종벼를 전통적 방식으로 농사지어봄으로써 토종벼 품종의 다양함과 농경사회의 전통을 체험하는 기회였다. 학생들은 모판 만들기부터 추수까지 벼농사 전 과정에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함으로써 책임감이 향상되는 계기가 됐고, 접근성이 좋은 학교 운동장에 위치한 사리울 논은 학생·교사·학부모 모두가 관찰하고 관심 가질 수 있는 공간이 됐다”고 평했다.

이근이 우보농장 대표는 다양한 사례를 들며 토종벼의 확산 가능성을 타진했다. 화장품 회사 바닐라코에서 토종벼 ‘아가벼’의 발효물에서 발견된 감마오리자놀 성분을 활용해 피부 수분손실 감소를 통한 보습효과가 뛰어난 화장품을 만든 사례, 궁궐에 진상한 쌀인 ‘자광도’ 현미와 결합시켜 ‘입춘대길’ 빈투바 초콜릿을 만든 카카오다다의 사례, 한양조·검은깨쌀벼·북흑조를 활용한 삼색 토종쌀 현미볼떡을 만든 본떼르의 사례, ‘궐나도’를 활용해 리조 젤라또를 만든 더마틴 젤라또연구소의 사례 등이 언급됐다.

이 대표의 경우 올해부터 ‘토종쌀 꾸러미 절기구독’ 사업을 진행 중이다. 1년간 84품종의 토종쌀을 24절기에 맞춰 각 절기당 7품종씩 배송하는 사업으로, 현재 동지(12월 22일)부터 경칩(3월 5일)에 이르기까지 35품종의 토종쌀을 배송했다. 현재 106명이 절기구독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 대표는 “그 밖에도 토종벼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품종별 볏짚 또는 색깔별 나락을 활용해 볏짚한지, 도시 카페 인테리어 소품, 볏짚차, 볏짚공예품을 만들기도 하고, 토종쌀 부산물로 쌀겨 절임, 술지게미 비누, 왕겨차를 만들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 뒤엔 22품종 토종쌀로 만든 22가지 막걸리를 선보이는 시음회가 진행됐다. 충남 홍성 별빛드리운못 양조장에선 보리벼·아롱벼·구령찰·적토미로 만든 술을, 경기 파주 평화마을양조장에선 몽근차나락·붉은차나락·용정찰·흑갱·귀도로 만든 술을 선보이는 등 그동안 맛볼 기회가 없던 다양한 토종쌀 막걸리가 참가자들을 즐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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