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가장 시급한 제주지역 농업 현안은.
농산물 수급 문제가 가장 대두되고 있다. 제주도는 감귤뿐 아니라 월동무, 당근, 양배추 등 월동채소류도 독점하다시피 생산하는 상황임에도 소비지의 상황에 따라 유통인들에게 적시에 공급되지 못한다. 태풍 등 기후문제로 농산물이 소비지로 반출되지 못하는 상황도 있다. 농산물 적체는 곧 가격 폭락으로 이어진다. 유통변화를 꾀하기 위해 올해 안에 제주형 시장도매인제를 실현해낼 것이다.
제주도는 농지 문제가 많은 지역이다. 도연맹이 직접 나서기도 했는데.
지난해부터 제주도의 농지가 부동산 문제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외지자본에 의한 난개발로 농지잠식이 많은 상황이다. 농지는 농민이 소유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제주 농지가 부동산 난개발로 침탈되는 걸 막기 위해 가짜농민을 찾아내는 등 많은 성과를 이뤘다. 하반기부터는 각 읍·면·동에 제주도 차원의 농지위원회가 구성된다. 위원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게끔 활동해 나갈 것이다.
올 한 해 제주도연맹의 중점사업은.
감귤생산자연합회가 창립될 예정이다. 제주도에는 감귤출하연합회가 있는데, 이는 조합장과 행정, 유통상인이 모인 단체다. 생산자들의 직접적인 의견이나 고충을 대변해주지 못한다. 순수 생산 농가들이 참여하는 연합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바라는 점이 있다면.
기후위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식량문제가 당면과제가 됐는데, 이는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문제는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다. 식량자급률 부분에 있어서 유지해야 하는 원칙만이라도 고수해줬으면 좋겠다. 1차산업을 내주고 제조업이나 기업 친화적인 정책만 하다 보면 나중에는 식량이 무기가 돼서 우리를 옥죌 것이다.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지역에 있는 농업 관련 단체들, 지역에 있는 농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장을 만들고 싶다. 기존의 농민회만의 강력한 연대와 투쟁의식도 더욱 강화해야겠지만, 칼갈이 사업 같은 유형의 제주에 맞는 사업을 통해 좀 더 대중 속으로 들어가 설득력 있고 추진력 있는 단체로 인정받고 싶다. 지금은 너무 강성단체로만 비쳐 연대하는데 많이 망설이더라. 연대해야 할 단체들이 소속단체의 입장만 고수하다 보니 정작 필요할 때 분열의 장에서 따로 목소리만 높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