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마늘 무너지면 농업 기반 흔들린다”

남도마늘 경쟁력 강화 위한 토론회

재배면적 지속 감소 ··· 해결방안은?

산지 경매장·기계화·홍보 필요성 대두

  • 입력 2022.04.03 18:00
  • 기자명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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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전라남도 해남군 북평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전남·제주 농민과 지자체·농협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에서 열린 1차 토론에 이어 전남마늘생산자협회 주관으로 2차 토론회가 열렸다. 이무진 자문위원이 남도종 마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발제하고 있다.
전라남도 해남군 북평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전남·제주 농민과 지자체·농협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에서 열린 1차 토론에 이어 전남마늘생산자협회 주관으로 2차 토론회가 열렸다. 이무진 자문위원이 남도종 마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발제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라남도 해남군 북평면에서 열린 ‘전남·제주 남도마늘 경쟁력 강화를 위한 2차 토론회’에서 남도마늘이 무너지면 전체 농업 기반이 흔들린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남도종 마늘은 김치에 들어가는 마늘로, 특유의 향과 매운맛이 강해 양념용으로 사용된다. 대서마늘로 김장했을 경우 김치가 무르는 경우가 많아 양념할 때는 남도마늘이 적합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를 알지 못한다. 시판되는 깐마늘 포장지에도 ‘양념용’이라든지 ‘남도종’이라는 표기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남도종에 비해 크기가 크고 매운맛이 덜한 대서마늘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남도마늘의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의 마늘 재배면적 실측 결과에 따르면 올해 남도종 재배면적은 3.5% 감소했고, 주산지인 제주도에선 무려 9.6%나 줄었다. 올해 대서종의 비율은 7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대서종 재배면적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마늘유통 과정상 깐마늘 공장이나 식당 등에서 수율이 좋고 먹기편한 대서마늘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대로 전남과 제주에서 남도종이 사라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무진 전국마늘생산자협회 해남군지회 자문위원은 경남·경북과 달리 제주와 전남은 남도종 마늘을 재배하는 밭이 논이나 다른 작물로 전환될 경우 대서마늘을 포함한 지역의 다른 작물까지 연쇄적으로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남도마늘의 재배면적 감소폭은 매우 크고, 이대로 가면 전남과 제주 겨울 채소작물 가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란 것.

이날 발제를 맡은 이무진 자문위원은 “농식품부에선 ‘귀찮게 왜 남도종 심냐, 대서종으로 통일해 관리하기 편하게 해라’는 말도 했지만 남도마늘은 재배 특성상 기계화가 쉽지 않은 곳에서 생산된다. 밭농사 짓는 사람들이 다 남도마늘 말고 다른 작물을 심으면 어떻게 되겠나. 해남·제주의 겨울작물 가격이 전체적으로 폭락하고 있는데 남도마늘이 그나마 쏠림현상을 막아주고 있다. 최소한 지금 면적이라도 유지될 수 있는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남도마늘을 살리기 위해 남도종이 생산되는 제주와 전남, 남해 지역을 중심으로 남도종에 대한 차별화·브랜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남도종 마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산지경매장(지자체가 개설자가 되는 지역 도매시장) 신설 △남도종 재배 기계화 △인건비 등 영농 생산비 절감 △계약재배 증대 △남도종만의 우수성 홍보 △김치자급률 법제화 등의 방안이 나왔다.

특히 남도마늘을 차별화하는 데 있어서 유통구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창녕마늘경매장이나 안동사과경매장처럼 산지에서 마늘을 빠르게 수집하고, 유통 과정을 축소할 수 있는 경매장을 만들어 마늘뿐 아니라 전남·제주지역의 겨울작물 전체를 취급하게 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기계화가 어려워 인력 의존도가 심할 수밖에 없는 남도종 재배 특성상 인건비를 지원해주거나 심을 때만이라도 기계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김치의 50% 이상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만큼 국산 김치에 들어가야 할 마늘 소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양념에 특화된 남도종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김치자급률 법제화를 위해 지자체 간 MOU를 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됐다.

오관용 전국마늘생산자협회 부회장은 “고흥에서 제주도, 전남 무안, 해남까지 양파가격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농민들 스스로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마늘도 언제든지 양파같은 상황이 올 수 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올해 마늘 가격은 호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산지 농민들에 따르면 제주의 경우 현재 가격은 괜찮을지 몰라도 작황은 녹록지 않다. 아직까지 작황 부진으로 포전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의 경우 마늘에 결주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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