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회, 올해도 농협개혁 페달을 밟자

올해 첫 정기총회 개최 … 조합장들 변함없는 열의

박진도 교수, 대선 이후 농협·정명회 역할강화 당부

  • 입력 2022.04.03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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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협조합장 정명회가 지난달 30일 충남 오송역 인근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농협개혁을 위한 올해 활동계획을 의결했다.
농협조합장 정명회가 지난달 30일 충남 오송역 인근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농협개혁을 위한 올해 활동계획을 의결했다.

농협조합장 정명회(회장 국영석, 정명회)가 지난달 30일 올해 첫 정기총회를 열고 변함없이 적극적인 활동 의지를 드러냈다.

정명회는 농협 스스로의 성찰과 개혁에 뜻을 둔 지역농협 조합장들의 모임이다. 전국 40여명의 조합장들이 어느 조합장 모임보다도 내실있는 토론·연구·교육 등의 사업을 진행하며 농협의 나아갈 길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는 특히 출범 10년을 맞은 농협중앙회 지주회사 체제의 반(反)협동조합적 부작용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4회 연속포럼을 열었고, 쌀 시장격리 이슈에서 농협 조직 중 가장 선도적으로 정부·국회를 압박하기도 했다. 총회에 참석한 조합장들은 지난해 활동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자평했으며 다만 농협개혁을 위한 임직원·조합원 교육사업 ‘농협리더아카데미’가 코로나19로 2년 연속 불발된 데 아쉬움을 표했다.

정명회는 올해 8월 리더아카데미 재개를 비롯한 학습·정책·조직 기반 강화 계획을 의결했다. 벌써 포럼과 교육 프로그램들 각각의 주제·프로그램 윤곽을 잡았으며 관련 기관·학회 등의 도움을 얻어 그 깊이를 더할 예정이다.

대응해야 할 농협의 당면 이슈들도 공식화했다. 지난해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법안이 통과됐지만 부가의결권이라는 독소조항이 포함됐고, 지금은 농협중앙회장 연임제 등의 법안이 발의돼 있다. 이에 대한 회원조합장들의 견해를 모아 목소리를 내는 일이 주요 과제로 설정됐다. 덧붙여 내년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에 대비해, 바람직한 조합장 공동정책안을 만들어 후보들과 정책협약을 맺는 일에도 몸소 나서기로 했다.

정명회 정기총회에 앞서 특별강연 중인 박진도 지역재단 상임고문.
정명회 정기총회에 앞서 특별강연 중인 박진도 지역재단 상임고문.

한편 이날 총회 직전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농정공약을 주제로 한 박진도 지역재단 상임고문(정명회 자문위원)의 특별강연이 있었다. 박 고문은 “지금껏 성장주의에서 벗어난 ‘국민총행복’을 주장해왔는데 이번 대선에선 과거 어느 때보다 성장주의가 되살아났고 농업·농촌에 대한 후보들의 관심도 없었다”며 대선의 양상 자체에 실망을 표했다.

그는 대통령직속 농특위원장 재직 당시의 경험을 들어 문재인정부의 ‘농정 방치’를 비판하면서도 “그래도 문재인정부는 옳은 방향으로 가려 했지만, 윤석열 당선인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는 굉장히 위험한, 강자의 논리, 자본가의 논리다. 앞으로 농업·농촌의 환경이 아주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직불제 예산 5조’, ‘식량주권 확보’, ‘농촌 의료·교육 정비’ 등 윤 당선인의 농정공약 몇 가지를 의미 있게 소개하긴 했지만 실천 가능성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이어 “대선 후보들 모두 농협개혁에 대해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농협이 잘하고 있는 게 아니라 관심이 없는 것이다. 앞으로 농협과 정명회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조합장들에게 △협동조합 정체성 확립과 비전 제시 △선택형 농업직불제에 대한 적극적 준비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고민 △지역사회 기여와 도농교류 선도 △협동조합 간 협동 및 농협중앙회 각성(CPTPP 대응, 지주회사 체제 개편 등)을 당부했다.

한편 정명회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명회는 당초 이날 총회를 서울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개최해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을 초빙할 계획이었으나, 농협중앙회가 회의실 대관부터 협조하지 않아 부득이 충북 오송역 인근에서 진행했다. 조합장 40여명이라는 규모를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로, 변화와 개혁에 대한 이성희 회장의 수세적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정명회 한 회원 조합장은 “과거 김병원 회장 땐 조합장 모임에서 매번 난상토론에 가까운 무제한 자유토론이 이뤄졌는데, 지금은 의견을 하나 전하려 해도 동행한 직원을 통해 서면제출해야 한다. 예전과 너무 달라졌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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