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군농민회 농업위원회 1년 … 소통과 공유로 일궈가는 희망

  • 입력 2022.03.27 18:00
  • 기자명 정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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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지난해 철원군농민회원들이 이광휘 철원군농민회 농업위원장의 농장에서 양파 공동육묘를 하고 있다.
지난해 철원군농민회원들이 이광휘 철원군농민회 농업위원장의 농장에서 양파 공동육묘를 하고 있다.

정치적 뜻을 같이하는 농민들과 ‘농사살림’의 길도 함께 가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철원군농민회 농업위원회(위원장 이광휘)가 두 번째 봄을 맞는다. 한 해 살림이 어땠는지 회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가장 큰 성과요? 만나면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라요. 농사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그게 내겐 가장 큰 성과예요.”

철원군농민회 농업위원회의 지난 1년 살림살이가 어땠는지 묻자 이광휘 농업위원장이 안긴 답이다. 이 위원장은 평소 농사꾼들이 모여 만든 농민회가 농사 이야기로는 왜 모이지 않는지 의문이었다. 또 지역 농민들이 농사경험과 정보를 교류하지 않는 것도 의아했다. 정치적 뜻을 같이하는 농민회원들과 이왕이면 농사살림의 길도 함께 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다. 그 바람을 농업위원회를 통해 이루고 싶었다는 게 이 위원장의 생각이다.

농업위원회는 애초 매달 세 번 이상 만나 농사짓는 이야기도 하고 정보도 공유하자는 소박한 취지에서 시작한 모임이지만, 자주 만나 교감하다 보니 여러 제안이 나와 지난해 두 가지 사업을 펼쳤다. 하나는 ‘양파 공동육묘’, 또 하나는 ‘김장거리 직판’이다.

뮨윤기 회원은 “양파를 공동육묘해서 나눴던 과정 전체가 좋았다”고 했다.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회원 7명이 이 위원장의 농장에 양파씨를 뿌렸다. 자란 모종은 각자 투자한 만큼 나눴고, 현재 총 1,500평의 밭에서 양파가 자라고 있다. 혼자 힘으로는 엄두도 못 낼 육묘를 여럿이 함께라서 해냈고, 농자재를 공동구매하니 비용도 절감돼 회원들 모두 만족했다는 게 문 회원의 설명이다.

지난해 김장철에 회원들이 키운 배추와 파 등을 전통시장에서 직접 판매한 김장거리 직거래는 효과가 커서 올해는 보다 다양한 작물을 갖춰 나설 예정이다. 지금은 철에 맞춰 여는 김장거리 직거래지만 궁극적으론 ‘로컬푸드 상설장터’로 키우는 것이 회원들의 바람이다.

올해 새로운 도전은 ‘황금알농법’이다. 엽면시비로 작물의 잎 크기와 두께를 조절하고 뿌리의 생육을 활성화해 수확량을 늘리는 농법이다. 회원들은 지난 3일 교육을 받은 뒤, 저마다 작물을 정해 황금알농법을 적용할 계획을 세웠고, 현재 관련 농자재 공동구매를 끝낸 상태다. 주로 밭작물에 적용하려는 회원들과 달리 전흥준 회원은 황금알농법으로 오대벼 농사를 지으려 한다. “수확량이 20~40%까지 늘어난다고 해요. 연습 삼아 해보려고요.”

회원들은 양파·고추 등 밭작물 전체에 저마다 할 수 있는 만큼 농법을 적용해 볼 생각이다. 회원들은 연습 삼아 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도하면서 외로움을 덜어내며,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미래를 향해 함께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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