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 결집한 양파농가, 'kg당 산지폐기 비용 200원' 관철

농민들, 농식품부·기재부 앞에 양파 15톤 적재
농식품부, 저장양파 산지폐기 비용 일부 선지급 밝혀
2022년산 조생양파 대책은 없어 ... "선제적 격리 필요"

  • 입력 2022.03.15 09:22
  • 수정 2022.03.16 13:38
  • 기자명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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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양파가격 보장과 농민 재난지원금 촉구 전국 양파 생산자 대회'에서 농민들이 '조생양파 산지폐기' 등을 촉구하며 2021년산 저장양파를 농식품부 앞에 쌓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양파가격 보장과 농민 재난지원금 촉구 전국 양파 생산자 대회'에서 농민들이 '조생양파 산지폐기' 등을 촉구하며 2021년산 저장양파를 농식품부 앞에 쌓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양파가격 보장과 농민 재난지원금 촉구 전국 양파 생산자 대회'에서 농민들이 '조생양파 산지폐기' 등을 촉구하며 2021년산 저장양파를 농식품부 앞에 쌓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양파가격 보장과 농민 재난지원금 촉구 전국 양파 생산자 대회'에서 농민들이 '조생양파 산지폐기' 등을 촉구하며 2021년산 저장양파를 기획재정부 앞에 쌓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양파가격 보장과 농민 재난지원금 촉구 전국 양파 생산자 대회'에서 농민들이 '조생양파 산지폐기' 등을 촉구하며 2021년산 저장양파를 농식품부 앞에 쌓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양파가격 보장과 농민 재난지원금 촉구 전국 양파 생산자 대회'에서 전남 무안에서 올라온 한 농민이 비를 맞으며 '조생양파 산지폐기' 등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양파가격 보장과 농민 재난지원금 촉구 전국 양파 생산자 대회'에서 농민들이 '조생양파 산지폐기' 등을 촉구하며 2021년산 저장양파를 농식품부 앞에 쌓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양파가격 보장과 농민 재난지원금 촉구 전국 양파 생산자 대회'에서 전라남도 고흥에서 갖고 온 올해 수확한 조생양파가 놓여 있는 가운데 농민들이 '조생양파 산지폐기'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한해의 초입에 양파밭이 네 번이나 갈아엎어지는 동안 정부의 수급대책에는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 양파가격 폭락에 사실상 무대책으로 일관해온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14일 쏟아지는 비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농민들이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농식품부) 앞으로 모였다. 

농민들이 △2021년 저장양파 2만톤 즉시 폐기 △2022년 조생양파 200ha 산지폐기 △농민에게도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등의 구호를 외치는 한편 건너편에선 트럭 10대에 한가득 실려온 양파들이 차례로 야적되기 시작했다. 앞서 적재된 쌀과 함께 농식품부 주변은 기이한 풍경을 연출했다.

저장양파 10톤이 농식품부 앞에 쌓여갈 동안 발언대 앞에는 2022년산 조생양파도 등장했다. 전라남도 고흥에서 갓 수확해 온 햇양파는 아깝다고 탄식하는 농민들의 목소리와 동시에 아스팔트 위로 우수수 떨어졌다.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 회장은 “양파 농가는 매년 가격 때문에 싸우고 있다. 정부는 작년에 재배면적이 줄었으니 앞으로 양파가격이 안정될 거라고만 말한다. 이젠 물러설 곳도 없다”며 천막농성과 단식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양옥희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상임대표는 연대사를 통해 “정부는 폭락이 닥쳤음에도 출하연기라는 소극적 대응으로 농민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양파의무자조금을 출범해 농민들과 협의하겠다는 정부는 여전히 소통 없는 일방적인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양파가격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농정은 누구를 위한 농정인가”라고 소리 높여 비판했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적어도 먹고 살 수 있게끔 최저생산비만 보장하라는 게 우리들의 요구였다. 쌀값이 떨어지는데도 대책이 없길래 (여기에) 톤백 적재하고 여의도에도 200개 적재했는데 꿈쩍도 안 한다”라며 “양파가격 떨어질 것, 정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적어도 조생종 나오기 전에 저장물량을 처리했어야 했다”고 규탄했다. 

농민들은 하나같이 “많은 것 바라지 않는다”며 “농사지어서 먹고 살게 해달라”고 말했다. 정부가 앞서 발표한 대책으로 인해 양파가 창고에서 계속 썩어가고 있고, 창고 대여비용은 전부 농민이 부담하고 있다. 창고업자들이 창고를 비우라고 재촉하는 상황에서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폭락도 문제지만 공판장에서도 소비가 안 되니 양파를 받아주지 않고 있다. 현재 2021년산 양파 1만8,000여톤이 창고에 저장돼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농민에 따르면 작업비(망 작업 등)와 창고 대여비를 내고 나면 본전도 아닌 적자 수준이다. 한 망 당 냉동창고 이용료가 3,900원인데 매달 300원씩 올라가는 실정이다. 노태직 양파생산자협회 창녕군지회장은 “공판장에선 팔리지 않으니 가져오지 말라고 하는데 농민은 어떡하나. 정부에서 수급조절 한다는 게 3월 10일날 100원 주고 차후에 시세 봐가면서 100원 준다는 건데, 그 중간에 창고비는 계속 나가고 양파는 뿌리가 나면서 썩어간다.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대책이다. 지금 팔아봤자 3,000원인데 창고비 나가면 남는 게 없다”고 호소했다.

한 농민은 기재부 앞에 쌓인 양파를 가리키며 “지금 시세처럼 한 망(20kg)에 4,000원이면 70개 들었으니 양파 한 알에 50원이다. 생산비만 해도 한 알에 120원이다”라고 설명하며 “정부가 조금의 관심만 있었어도 이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거다. 우리는 어느 편도 아니다. 농사짓는 사람들도 평범하게 잘 살고 싶다. 농민이 250만밖에 안되니까 표 적다고 등한시하는 건가 싶다. 새 정부가 누구든지 간에 농민을 위한 정책 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농민은 “아내와 내 인건비 빼고 순수 생산비만 1평당 8,000원이다. 1평당 한 망 나오는데 겨우 4,000원에 팔리고 있다. 귀농한 지 5년 됐는데 올해만 5,000만원 적자다. 재난지원금도 한번 받아본 적이 없다”라며 “생산비만 보장해줘도 여기까지 안 왔을 거다. 귀농한 이후 해 년마다 동생한테 아들한테 빚져서 농사짓고 있다. 먹고 살 수 있게만 해달라. 창고비만 1,000만원이다. 기재부에 탄원서 내고 다 해봤는데 얼마나 갑갑하면 여기까지 왔겠나”라고 토로했다. 

농민들은 농식품부에 산지의 의견이 반영된 요구서를 전달한 후 기획재정부(장관 홍남기, 기재부) 앞으로 이동해 5톤 트럭에 꽉 차게 실려 온 양파를 다시 한번 기재부 앞에 야적했다.

시위가 끝날 무렵 농식품부는 저장양파 농가 신청물량 1만2,000톤에 대해 망 당 4,000원의 산지폐기 비용을 선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투쟁으로 농민들의 요구사항은 일부 관철(kg당 산지폐기 비용 200원 지원)됐으나 여전히 조생양파에 대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농민들은 조생양파 대응에 있어서도 수급매뉴얼상 ‘심각’단계인 현실과 무관하게 채소가격안정제의 일환으로만 처리하고 있다고 꾸준히 비판해왔다.

한편 제주·고흥에선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햇양파 출하가 시작된다.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양파가격 보장과 농민 재난지원금 촉구 전국 양파 생산자 대회'에서 농민들이 '조생양파 산지폐기' 등을 촉구하며 2021년산 저장양파를 농식품부 앞에 쌓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양파가격 보장과 농민 재난지원금 촉구 전국 양파 생산자 대회'에서 농민들이 '조생양파 산지폐기'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양파가격 보장과 농민 재난지원금 촉구 전국 양파 생산자 대회'에서 농민들이 '조생양파 산지폐기' 등을 촉구하며 2021년산 저장양파를 농식품부 앞에 쌓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양파가격 보장과 농민 재난지원금 촉구 전국 양파 생산자 대회'에서 농민들이 '조생양파 산지폐기' 등을 촉구하며 기획재정부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양파가격 보장과 농민 재난지원금 촉구 전국 양파 생산자 대회'에서 농민들이 '조생양파 산지폐기' 등을 촉구하며 2021년산 저장양파를 농식품부 앞에 쌓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양파가격 보장과 농민 재난지원금 촉구 전국 양파 생산자 대회'에서 농민들이 '생산비 보장',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촉구하는 깃발을 들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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