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식 의향 급랭 … 송아지값 3월에도 하락세

작년 같은 시기 대비 암송아지값 큰 폭 하락
2024년까지도 사육두수 늘어 가격하락 전망
농경연 “암소 선제 도태 등 수급조절 필요”

  • 입력 2022.03.13 18:00
  • 수정 2022.03.23 09:00
  • 기자명 한우준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우가격 강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사육두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송아지 추가 입식 자제·암소 선제 도태가 강조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농가들의 입식 의향 역시 이에 맞춰 크게 줄어든 모습이 송아지 가격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송아지 가격은 보통 6~9월 새 가장 높고, 겨울에는 떨어지는 형태의 일정한 주기를 보인다. 비육농가가 송아지 건강 문제를 우려해 보통 한겨울 입식을 선호하지 않는 반면, 번식농가의 송아지들은 주로 초봄에 태어나기 때문에 겨울에 근접해서야 거래가 가능한 월령이 된다.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겨울철에는 가격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축산물이력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태어난 송아지 105만6,000마리 중 3~5월에 태어난 송아지가 전체의 37%를 차지했고, 4월이 14만2,000여 마리로 가장 많았다.

그런데 지난겨울 하락 폭은 통상 수준을 넘어, 1년 전의 동일 시점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2021년 1월 한겨울에도 최저 328만원 이상을 유지했던 암송아지 평균가격은 봄이 다가온 3월 초순 현재 260만원 대를 기록하고 있다. 각 해 동일주차(8주차)로 비교했을 경우 2021년과 2022년의 가격 차는 수송아지가 약 19%, 암송아지는 31%나 된다. 금액으로 따지면 각각 70만원 이상 폭락했다.

아래로 파고든 가격 그 자체보다 더 눈여겨볼 부분은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따뜻해지는 3월부터는 상승세를 기록하는 것이 통상의 추이지만, 암송아지의 현재 평균가격은 전주(2월 28일~3월 4일, 8주차) 약 268만원보다도 소폭 하락했다. 수송아지 가격 역시 2월 말과 비교해 소폭 상승하기는 했으나 390만원을 웃돌았던 1월경 가격보다 한참 아래다. 도매가격 약세를 예상하는 농가들의 송아지 입식의향이 완전히 얼어붙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가격하락에 배합사료 가격 상승까지 겹친 데다, 암소 감축에 대한 필요성도 여느 때보다 커진 만큼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농경연)은 가장 최근의 관측자료인 ‘3월 한육우 관측’에서 도축두수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농가의 번식의향은 줄겠지만, 2년간 늘어난 송아지 생산량 탓에 사육두수는 2024년을 거쳐서야 조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농경연은 올해 한우 사육두수를 역대 최대 수준인 355만두로 전망했다. 사육두수 증가는 이듬해에도 계속돼 2023년 12월에는 약 361만두로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한우 전체 평균 도매가격은 1만9,000원대를 넘어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일상이 회복될 경우를 가정했을 때 최소 1만8,000원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봤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농식품부)는 저능력 암소들을 도축할 때 지원금을 지급해 도축을 장려하는 ‘경산우·미경산우 비육지원 사업’을 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전국한우협회와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으로 미경산우 1만8,767두·경산우 1만5,000여 두가 지원대상으로 선정됐고, 경산우는 목표 달성을 위해 3월까지 추가 신청을 받고 있다. 아직 올해 신규 사업계획은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작년과 같은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미경산우 지원사업이 목표량의 90%를 채운 만큼 올해도 미경산우와 경산우를 합쳐 4만두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