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물거리기 시작한 지리산의 봄

  • 입력 2022.02.20 20:03
  • 수정 2022.02.20 20:23
  • 기자명 최세현 지리산생명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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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호에서 바라본 푸른 천왕봉.
진양호에서 바라본 푸른 천왕봉.

지리산의 골골 물들이 엄천강, 경호강, 덕천강을 지나 남강이 되고 그 강물들이 모이는 진양호, 그 진양호에서 봄의 기운을 머금은 푸른 지리산 능선을 바라보다. 동쪽 끝 웅석봉에서부터 서쪽 노고단까지의 그 장쾌한 능선이 진양호 푸른 물빛과 깔맞춤했다. 우수 즈음, 지리산에서 만난 봄의 전령사들을 소개한다.

섣달에 핀다는 납매.
섣달에 핀다는 납매.

섣달에 핀다는 납매

섣달 ‘납(臘)’에 매화 ‘매(梅)’ 납매를 성철스님 생가가 있는 산청 겁외사 근처 묵곡생태숲에서 만났다. 납매는 장미과인 매화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꽃받침과로 노란 꽃과 은은한 향기가 겨울에 찾아온 손님 같다고 해서 한객이란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봄의 전령사 복수초.
봄의 전령사 복수초.

봄의 전령사 복수초

복과 장수를 의미하는 복수초(福壽草)를 달뜨기능선이 보이는 산청 삼장면 털보농원 앞마당에서 만났다. 노란 꽃이 눈을 뚫고 핀다고 해서 얼음새꽃이란 우리말 이름이 더 정감 가는 복수초, 올해는 유달리 눈이 적게 내려 그 이름이 무색하지만 그래도 눈을 뒤집어쓴 모습을 아직은 기대해 본다.

엄동설한부터 시작되는 보랏빛 상사화.
엄동설한부터 시작되는 보랏빛 상사화.

엄동설한부터 시작되는 보랏빛 상사화

산청 둔철산 자락 필자의 집 마당에서 벌써 삐죽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상사화의 새순은 삭막한 겨울에 보란 듯이 초록빛을 선사한다. 여름날의 그 애절한 보랏빛 상사화의 전설은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달력도 없고 알람이 없어도 해마다 제때를 알고서….

봄을 맞이하는 꽃 영춘화.
봄을 맞이하는 꽃 영춘화.

봄을 맞이하는 꽃 영춘화

산수유로 유명한 구례 현천마을에서 만난 영춘화, 노란 산수유꽃이 피기 전 봄을 먼저 맞이한다. 노란 꽃이 개나리와 비슷하지만 개나리보다 일찍 피고 꽃잎도 4갈래로 갈라지는 개나리와는 달리 5~6갈래로 갈라진다.

그 보드라운 갯버들.
그 보드라운 갯버들.

그 보드라운 갯버들

버들강아지라 불리기도 하는 갯버들을 구례 구만제 저수지에서 만났다. 갯버들꽃은 암수딴그루인데 암꽃은 회색으로 수수하지만 수꽃은 노랗고 붉은 꽃술로 장식을 하고 훨씬 더 화려하다. 흐르는 개울과 가장 잘 어울리는 봄꽃임이 분명하다.

지리산 자락으로 귀농해서 21년째 유정란 농사를 짓고 있는 최세현 지리산생명연대 대표의 지리산 자락 사진이야기를 새해를 맞아 새롭게 선보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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