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지난 10년의 역사를 되새기며

친농연 전 회장 3인, 친농연 10년 회고하며 향후 발전 방향 논의

  • 입력 2022.02.20 18:00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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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해는 한국친환경농업협회(회장 강용, 친환경농업협회)의 전신인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친농연)가 창립한 지 10주년 되는 해였다. 코로나19로 지난해 기념행사를 별도로 치르진 못했지만, 친환경농업협회는 올해 지난 10년간 친농연의 활동을 되돌아보며 향후 친환경농업의 미래를 그려가고자 준비 중이다.

친농연의 지난 10년간 난관과 성과, 이후 친환경농업의 비전을 이야기하기 위해 역대 친농연 회장들이 모였다. 지난 17일 세종시 친환경농업협회 공용회의실에서 열린 ‘친농연 10년사 수록 친환경농업인 역할과 과제 비전 간담회’엔 초대~제2대 친농연 회장을 역임한 박종권 전 회장, 제3대 회장인 이등질 전 회장, 제4~5대 회장이자 최근까지 친환경농업협회장을 맡았던 김영재 전 회장 등이 모였다.

지난 17일 세종시 한국친환경농업협회에서 열린 ‘친농연 10년사 수록 친환경농업인 역할과 과제 비전 간담회’에 모인 박종권·이등질·김영재 전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왼쪽 두번째부터 왼쪽 네번째). 왼쪽과 오른쪽은 박종서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사무총장과 최동근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 사무국장.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제공
지난 17일 세종시 한국친환경농업협회에서 열린 ‘친농연 10년사 수록 친환경농업인 역할과 과제 비전 간담회’에 모인 박종권·이등질·김영재 전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왼쪽 두번째부터 왼쪽 네번째). 왼쪽과 오른쪽은 박종서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사무총장과 최동근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 사무국장.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제공

초창기의 어려움

간담회에 모인 역대 친농연 회장들은 친농연의 태동기를 회상했다.

2009년 3월, 환경농업단체연합회 생산위원회는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설립’을 결의한 뒤 2010년 4월~2011년 2월에 걸쳐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창립 준비위원회를 통해 창립에 필요한 각종 준비작업을 진행했다. 친농연은 2011년 4월 1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500여명의 농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했다.

초기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이등질 전 회장은 “초창기엔 사무국 여건도 열악했고, 시·군 조직 결성도 미흡했기에 조직화 과정의 어려움도 많았다. 경북에서 연합회를 창립할 때도 지자체의 친환경농업 지원책 미비와 지역 내 일부 농민들의 창립 반대 등으로 난항을 겪은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박 전 회장은 “광역조직, 시·군 단위 조직화가 쉽지 않았다. 어찌 보면 시·군-광역-전국 조직을 순차적으로 만듦으로써 기층단위부터 탄탄히 다졌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쉽다”면서도 “2014년 KBS ‘파노라마’ 방송에서 친환경인증 부실문제를 친환경농가 전체의 문제인 양 호도했을 때 2,000여명의 친환경농민이 모여 KBS 앞에서 시위·농성하며 우리의 단결력을 보여주는 등의 성과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연대로 성장했고, 연대로 성장해야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친농연은 지난 10년간 많은 성과를 거뒀다.

김영재 전 회장은「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친환경농어업법)」의 ‘친환경농업에 대한 정의’ 내용을 ‘안전한 농산물 생산’에서 ‘건강한 환경에서의 농산물 생산’으로 바꾼 것이 성과라고 평했다.

김 전 회장은 “친환경농어업법 내용 수정 등 친환경농업 정책 대응 과정에서 소비자단체·생협·먹거리운동 시민사회 등과 적극적으로 연대활동을 벌인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며 “지난해 11월 17일 여의도에서 농민대회 사전집회로 열린 ‘친환경농업과 먹거리 대전환을 위한 농민·소비자 촉구대회’는 연대의 힘을 보여준 집회였다고 생각한다. 농민만이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운동진영, 군인권센터, 먹거리운동진영, 환경운동진영 등이 모두 모여 농업·먹거리정책의 변화를 이야기했던 성과를 이어, 앞으로도 시민과의 연대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회장은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친환경자조금) 출범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친환경자조금은 친환경농업 발전을 위한 홍보·소비촉진·판로확대·가격안정·교육 및 연구개발 목적으로 2016년 7월 출범했다 이 전 회장은 “회장을 맡은 뒤 친환경자조금 출범 노력을 기울이며 농림축산식품부와 논쟁했던 것도 생각난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현장 농민들이 지역 시민사회와 결합해 2010년대 초반부터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운동을 벌여 ‘학교급식의 친환경화’를 진전시킨 것도 성과”라고 한 뒤 “2015년 롯데슈퍼와 상생협약을 통해 판로를 마련함으로써 농민들을 규합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광역단위 사업조직의 기틀을 마련한 것도 의미 있었다”고 평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지난해 4월 1일, 친농연은 친환경농업협회로 모든 사업을 이관하며 역사적 책무를 마쳤다. 이제 ‘친환경농업 발전’이란 과제는 친환경농업협회의 숙제로 넘어왔다. 친농연의 10년을 이끌어온 농민들이 생각하는 향후 친환경농업 발전 과제는 무엇일까?

박 전 회장은 “무엇보다 국가 농정이 완전히 변해야 한다”며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건 농정 관료를 확고하게 장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농민과 소비자·먹거리 시민사회의 더욱 강고한 연대가 필요하다. 연대를 통해 국민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대통령이 농정 관료를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회장은 “여전히 시·도, 시·군 단위 친환경농업협회 조직의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지역 조직 활성화를 위해 협회 중앙조직이 노력하고, 중앙에서 지역 조직과 농가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전 회장은 “‘친환경농업의 관행화’ 문제를 극복하고 진정한 순환농업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외부투입재 중심 친환경농업 문제에 대해 우리 스스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기후위기 극복, 탄소중립 실현에 있어 ‘유기농업이 대안’이라고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어려워진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전체 간담회 내용은 친환경농업협회가 준비 중인 <친농연 10년사>에 담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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