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만성 여드름, 왜 나이 먹어도 없어지지 않을까?

  • 입력 2022.02.13 18:00
  • 기자명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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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여드름은 털 피지선의 만성 염증입니다. 여드름은 왜 생길까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털 피지선에서 피지가 정상보다 많이 분비되고, 이 피지를 먹이로 하는 세균들이 과도하게 증식하여 여드름이 생긴다는 겁니다.

여드름은 보통 피지가 많이 분비되는 사춘기에 생깁니다. 피지선은 성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사춘기 청소년 100명 중 85명은 꼭 한 번 여드름이 납니다. 하지만 다 같은 여드름이라고 해도 다 똑같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얼굴 가득 여드름이 많이 나는 사람부터 이마에 한두 개 나는 사람까지 다양합니다. 그 차이는 보통 유전자 때문입니다. 부모님 중 한 분이라도 여드름이 심하게 났으면 아이도 보통 여드름이 심하게 나고, 부모님이 여드름이 조금 났으면 아이도 보통 조금 납니다.

문제는 사춘기가 지났는데도 없어지지 않는 여드름입니다. 여드름이 나더라도 부모님보다 훨씬 심하게 나는 여드름입니다. 부모님은 이 정도로 심하지 않았는데도, 나는 부모님보다 더 심하게 나고, 사춘기가 지났는데도, 이제 30대인데도, 왜 없어지지 않는 걸까요?

이전 칼럼에도 말씀드렸듯이 피부는 우리 몸 전체의 상태를 알려주는 알림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얼굴은 우리 몸 내부의 상태를 보여줍니다. 각 부위별로 없어지지 않는 여드름, 즉 털 피지선의 만성 염증은 우리 몸 내부 어딘가에도 만성 염증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마 여드름은 심장, 코 여드름은 위장, 오른쪽 뺨은 폐, 왼쪽 뺨은 간, 입 주위는 소장과 대장, 귀밑과 턱은 자궁, 생식기와 관련이 많습니다. 머리 속 여드름은 뼈와 신장, 등은 폐, 가슴은 심장의 상태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심장, 폐, 간, 위장, 신장 등은 반드시 그 장기에 염증이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이마 여드름이 심장에 속한다는 것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한의학에서 심장은 수면이나 마음의 안정과 관련이 깊습니다. 심장이 약해져 있으면 보통 늦게까지 잠을 못 잡니다. 잠을 자더라도 잠꼬대를 한다거나 자주 가위에 눌리고, 자다가 잘 깹니다. 또는 오랜 시간 자고 잠귀도 어두워 누가 깨워도 못 듣는데 자도자도 피곤이 잘 안 풀리고 아침에 개운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심장이 약해져 있으면 수면의 질이 좋지 않습니다. 스트레스가 많거나 불안하여 생각이 많아 마음에 안정이 되지 않아도 심장이 약해집니다. 증상으로는 가슴이 두근거린다, 가슴 부위가 조이는 느낌이 든다 등이 나타납니다.

보통 이마 여드름은 사춘기 때 잘 생기는데 이때는 잠도 잘 안오고, 이성에게 한참 관심이 생겨 마음이 싱숭생숭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마 여드름은 짝사랑 때문이라는 낭만적인 이야기도 있지요. 하지만 사춘기 이후에도 이마 여드름이 없어지지 않으면 잠에 문제가 있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마에 여드름이 있다면 수면이나 스트레스, 화병 등 심장 관련 증상들이 있는지 잘 살펴봅니다. 맥과 혀의 상태를 같이 진찰하여 심장이 약해진 것을 진단하면, 한약치료와 침치료로 심장을 다스려 줍니다.

다른 부위의 여드름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변과 소변, 소화와 땀, 갈증, 수면 상태 등을 꼼꼼하게 관찰하고 맥진(脈診), 설진(舌診)을 참고하여 우리 몸 내부, 오장육부의 만성염증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얼굴의 만성염증, 여드름 치료의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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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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