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변비에 좋은 생활습관과 복부 마사지, 경혈 지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변비 3번째 시간인 오늘은 한의원에서는 변비를 어떻게 분류하고 치료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변비는 보통 열증(熱症)에 실증(實症)이 많습니다. 속에 열이 많으면서 진액을 말려 건조해지고 대변도 딱딱해지면서 변이 잘 나오지 않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열을 내려주면서 뭉친 것을 풀어주고 딱딱하게 굳은 것을 부드럽게 해주는 약들을 쓰게 됩니다. 다만 이런 약들은 약성이 강해서 오래 쓰지는 않습니다. 복용 시 복통이 유발되거나 할 수도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차가운 물을 마시거나 하면 대변을 본다는 분들은 이런 열이 많아서 생기는 변비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변비 있는 분들은 모두 차가운 물을 마시면 도움이 될까요? 우리 몸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변비에도 한열(寒熱)이 있고 실증도 있지만, 허증(虛症)도 있습니다. 허증은 말 그대로 몸이 허약해져서 생기는 변비입니다. 큰 병을 앓고 난 뒤에 생기는 변비나 다이어트로 오랫동안 굶으면서 생기는 변비가 여기에 속합니다. 이런 변비에는 강하게 변을 내려보내는 약이나 차가운 약을 쓰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변비가 있을 때 쓰는 강한 약을 쓰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분들이 쉽게 변비약을 사서 먹으면 변비가 낫지도 않고 몸만 더 안 좋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차가운 물을 마시거나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안 좋습니다. 가급적 찬 것은 드시지 말고 따뜻하게 먹는 것이 좋고 배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약도 따뜻하고 소화 기능을 전체적으로 도와주는 약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에게 생기는 변비는 대체로 진액이 부족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변비에는 진액을 보충해주는 숙지황이나 당귀, 마자인 같은 약 위주로 사용하게 됩니다. 드시는 음식도 수분이 많고 끈적끈적한 진액을 보충해 줄 수 있는 음식을 많이 드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따뜻한 물을 1~2잔 더 드시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신경을 많이 써서 생기는 변비도 있습니다. 이런 변비는 과민대장증후군이 있는 분들이 대표적입니다. 과민대장증후군이 있는 분들은 설사가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변비로 오거나 변비와 설사를 오가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몸이 잘 붓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신경 쓰는 일이 많으면서 변비가 생기는 것이 스트레스로 인해 변비가 있으신 분들의 특징입니다. 이럴 때는 막힌 기운을 뚫어주면서 순환을 잘 시켜주는 약들을 주로 쓰게 됩니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한의원에서는 똑같은 변비라도 증상에 따라 다른 약을 사용하게 됩니다. 특히 한증(寒症)이나 허증의 변비에 약을 쓰는 것과,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 변비를 구별하여 치료하는 것이 특징적인데요. 소화도 잘 안 되고 음식도 잘 못 먹으면서 변비가 있으신 분이나 크게 아프고 난 뒤에 변비가 생기신 분들, 추위도 많이 타고 몸이 찬 분들이 한증이나 허증일 가능성이 큰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은 일반적인 변비약이 잘 듣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때문에 이런 증상이 있으시면서 오랫동안 변비로 고생하신 분들은 가까운 한의원에서 꾸준히 진료를 받아보시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변비 칼럼을 마무리하면서 변비에 좋은 쾌변혈 지압을 소개합니다. 흔히 열중쉬어 자세를 취하게 되면 양 손등과 척추뼈 양쪽으로 골반의 가장 윗부분이 만나게 되는데요, 이 자세에서 그대로 주먹을 쥐어 골반 가장 윗부분을 찾으셔서 강하게 10초 정도 눌러주시면 됩니다. 이것을 3~5회 정도 반복해주시면 됩니다. 앞서 칼럼에서 소개해 드렸던 복부 마사지와 경혈 지압법과 함께 쾌변혈 지압도 함께 해주시면 더욱 효과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