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제동 걸리나

한중연 서울지회,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서 접수

  • 입력 2022.01.30 18:00
  • 기자명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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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지난 21일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가 감사원에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에 대한 공익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지난 21일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가 감사원에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에 대한 공익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도매권역 2공구(채소1동) 건설을 앞두고 이해관계자들의 견해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회장 엄주헌, 한중연) 서울지회가 기존 시설현대화사업 설계에 반발하며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중도매인들은 점포통로 협소, 2층 영업 사각지대 발생 등을 이유로 채소1동 설계방향에 반대 의사를 계속해서 표시해왔다. 지난해 12월 공사가 도매2공구 건립 설계공모를 공고하자 중도매인들은 공익감사를 요청,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도매인들이 현대화사업에 이렇게까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완공 후 공간이 이전보다 더 협소해진다는 이유에서다. 한중연은 △중도매인점포 주통로 20m, 안통로 10m 확보 △이용자와 입주자의 승용차 주차장(지하) 건립 △물류운반기구 충전·보관소 마련 △영업 사각지대(2층) 최소화 등을 주장하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물류가 이동하는 점포 간 통로 넓이의 문제다. 가락시장에서 현재 채소 중도매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통로는 바깥 도로(30m), 안 통로(6~8m), 경매장 앞(12m), 닭장골목(4m)이다. 물류가 이렇게 총 네 개의 통로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중도매인들은 현재 30m 도로도 좁아 물류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안 통로와 남북 통로도 개선이 필요한데, 채소1동의 점포 간 통로 넓이가 단 5~6m로 설계됐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앞으로 지어질 채소1동은 중도매인 512명이 입주할 2층짜리 건물이다. 설계안에 따르면 1층에 경매장과 중도매인 383명이, 2층에 중도매인 129명이 입주하게 된다.

한중연은 원활한 물류 이동을 위해 충분한 통로(10~20m)가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1층에 설계된 경매장을 2층으로 옮기고 중도매인 점포 전체를 1층으로 옮기는 안을 공사에 제시했다. 그러면서 판매하는데 불리한 조건에 놓이는 2층에 입주하게 될 중도매인들의 문제도 해결하고자 했다. 경매장이 2층으로 배치될 시 고가도로를 설치해 물류를 올리고, 진입로와 반입로 구축안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이밖에도 이용자와 입주자가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하층 건립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도매법인 역시 현대화사업에 대해 경매장과 지하층 배송장 활용방안이 전무하며, 지금도 협소한 경매장 면적에도 못 미치는 넓이로 설계된다며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는 정부에서 예산을 받아 진행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예산 확대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중도매인들의 요구대로 2층에 경매장을 배치하게 되면 3,400톤의 경매물량이 2층에서 1층 점포로 내려온 후 공동배송장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수직물류가 발생하면서 물류비가 늘어나고 결국 가락시장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이밖에 저장시설에 대해선 주어진 예산 범위 내에서 물동량을 계산해 최대한으로 확보(2층에 6,600㎡)했으며, 지하 개발의 경우 2,040대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공동배송장이 설립되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채소1동 2층으로 바로 들어오는 고가도로 설립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일축했다.

한편 통로가 좁다는 문제제기에 대해선 어느 정도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에는 5~6m로 설계됐으나 12m까지 늘리는 방향으로 절충방안을 내놓았다.

신장식 공사 현대화사업단장은 “가장 큰 통로인 30m 도로에서 중도매인이 직접 쓰는 비율은 12m에 불과하고, 4~5m만 쓰는 분들도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통로와 점포(7평->12평) 모두 지금보다 늘어나는 셈이다. 공식적으로 6m 통로를 제시했으나 협상을 통해 충분히 늘릴 계획이 있고 이 부분은 협의가 가능하다”라며 “설계업체를 정하기 위한 설계공모가 공지됐고, 2월 말에 업체가 선정되면 바로 설계가 시작된다. 설계 시작 전에 중도매인 점포면적과 통로, 경매장 배치에 대해 협의하려고 하지만 주어진 면적에서 정부로부터 받은 예산으로 기획하다보니 모든 요구를 다 수용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중도매인이 제출한 공익감사 절차에 따라 성실히 감사를 받을 것”이라면서도 “3월초에 설계 시작하는 일정인데, 한 달만 지연돼도 손해가 크다. 의견수렴은 하겠지만 이미 수차례 예고했고 일정을 늦출 계획은 없다. 남은 기간 동안 최대한 협상해서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5년, 시설현대화 1단계 사업이었던 1만5,000평 규모의 소매권역(가락몰) 공사를 마쳤고, 전체부지 16만5,000평 중 가락몰을 제외한 나머지 15만평에 순환방식으로 도매권역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무·배추·건고추·마늘 등 중도매인 74명이 입주할 도매1공구(채소2동)가 현재 착공 중이고,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4개 공구의 건설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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