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플랜·동학농민군 추모사업 예산 ‘칼질’한 공주시의회

대안학교 무상급식 지원예산·우금티 추모예술제 예산, 전액 삭감

  • 입력 2022.01.01 00:00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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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24일 공주시 우성농협 하나로마트 앞에서 공주시농민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공주시 비대위 보고대회’ 직후 공주시농민회원들이 농업 관련 예산 삭감 결정을 내린 공주시의원을 상징하는 허수아비를 멍석말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 공주시 우성농협 하나로마트 앞에서 공주시농민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공주시 비대위 보고대회’ 직후 공주시농민회원들이 농업 관련 예산 삭감 결정을 내린 공주시의원을 상징하는 허수아비를 멍석말이하고 있다.

충청남도 공주시의회가 올해 예산에서 지역 먹거리계획(푸드플랜) 운영예산 및 관내 대안학교 무상급식 예산,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의 일환인 ‘우금티 추모예술제’ 예산 등을 대대적으로 삭감해 공주시 농민·시민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공주시의회는 지난해 12월 13일 본회의에서 올해 공주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먹거리 중간지원조직 운영 관련 예산 2억3,000만원(먹거리사업단 인건비 1억8,000만원, 일반운영비 5,000만원) 및 대안학교 무상급식 식품비 지원예산 1,700만원 등 푸드플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특히 대안학교 무상급식 지원예산은 지난해 대비 전액 삭감됐다.

공주시는 지난해 11월 푸드플랜 추진을 위한 중간지원조직으로서 공주시 푸드통합지원센터를 설립했는데, 운영에 필요한 예산 2억3,000만원이 전액 삭감될 시 기껏 만들어진 푸드통합지원센터는 유명무실해진다는 게 공주 시민사회의 입장이다. 푸드통합지원센터 직원들의 인건비도 운영비도 지급할 수 없게 되니, 센터로서는 어떤 사업도 벌이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또한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의 우금티 전투(우금치 전투) 전사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우금티 추모예술제 관련 예산 3,000만원도 전년 대비 전액 삭감됐다. 우금티 추모예술제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보국안민, 척양척왜의 기치를 걸고 끝까지 관군과 일본군에 저항한 동학농민군의 정신을 기리고자 공주시에서 1992년부터 진행해 온 예술제건만, 이 예산까지 전액 삭감한 것에 대해 공주 시민사회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공주시농민회 비상대책위원회(비상대책위원장 구본수)는 지난해 12월 24일 공주시 우성농협 하나로마트 앞에서 ‘공주시 비대위 보고대회’ 및 ‘공주시의회 규탄을 위한 농민회 한마당’을 열어 공주시의회의 예산 삭감 결정을 규탄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성명서에서 “소수의 사익을 추구하는 시장 만능주의에 맞서, 공주시 공동체와 공주시민의 밥상을 지켜내기 위해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며 “공주시민의 안전하고 건강한 밥상을 지켜내, 자자손손 농업이 지속가능한 공주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공주시는 다음 달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해 공주시의회와 논의할 예정이라, 이때 삭감된 예산 복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공주시 농민·시민사회는 삭감된 예산의 복구를 위한 공론화 활동을 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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