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샘골농협, 국산 밀 생산부터 소비대책까지 적극 나서

즉석 밀가루·지역특산 단풍빵 등 아이디어 무궁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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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밀 생산단지 참여, 매년 100% 이상 재배면적 늘어

  • 입력 2021.12.29 13:42
  • 수정 2021.12.29 13:58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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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식량자급률을 제고하기 위해 밀·콩 생산을 확대키로 한 가운데, 2020년부터 시작한 ‘국산 밀 생산단지 경영체 육성사업(생산단지 육성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 첫해 전국 27개 단지가 조성된 이후 2년 차엔 전국 39개 단지 5,054.6ha로 늘었다. 이 중 전북 정읍 샘골농협(조합장 허수종)은 농협이 구심점이 돼 고품질 밀 생산에 재배면적 확대까지 이뤄내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정읍 샘골농협의 경우 지난 2019년 43ha였던 밀 재배면적이 생산단지 육성사업에 본격 뛰어들면서 2020년 90ha, 2021년 192.7ha까지 확대됐다. 매년 100% 이상 밀 재배면적이 쑥쑥 증가했으며, 국산 밀 생산단지 육성사업 3년차인 2022년에도 224ha를 신청한 상태다.

정부 정책 지켜보던 농가들, 속속 밀 재배 희망  

허수종 샘골농협 조합장은 밀 생산자회와 일심동체가 돼 우수한 밀 재배를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과거 밀 중심지였던 정읍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생산부터 소비방안까지 고심 중이다. 국산 밀 생산기반 확대 외에 더 반가운 소식도 있다. 올해 샘골농협에서 생산한 밀은 좋은 품위를 받았고, 무엇보다 생산 전량(826톤)을 정부비축 물량으로 출하했다. 

허 조합장은 “밀산업 육성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후 국산 밀 재배가 탄력을 받을 게 예상됐다”면서 “때마침 정읍시와 5개 주요 곡물의 5개년 종합계획 사업도 착수했다. 쌀, 찹쌀, 콩, 밀, 귀리 5개 곡물의 생산기반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고, 국산 밀 생산단지 육성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이 밀 산업 육성에 방점이 찍히자 정읍 샘골농협은 밀 생산자회를 중심으로 균등하면서도 고품질의 밀 생산에 주력했다.

국산 밀 생산단지 육성사업은 교육과 컨설팅 사업을 병행하는데, 사업 초기에는 참여도가 그리 높지 않았지만 점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허수종 조합장은 “농민들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농사를 지어오던 게 있기 때문에, 재배법 교육을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다 아는 밀 농사지만 시비법, 재배교육을 받은 농가들의 수확량과 품질이 월등히 좋아지는 걸 보면 마음이 바뀔 수밖에 없다. 올해 밀 생산자회에서 교육에 적극 참여했던 농가와 아닌 농가는 같은 조건에서 생산량부터 차이가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광주우리밀영농조합법인 우리밀생명학교에서 체험교육을 받고 있는 샘골농협 밀 생산자회 농민들.  정읍 샘골농협 밀 생산자회 제공
지난 11월 광주우리밀영농조합법인 우리밀생명학교에서 체험교육을 받고 있는 샘골농협 밀 생산자회 농민들.
정읍 샘골농협 밀 생산자회 제공

김익진 밀 생산자회 감사도 “교육과 토양분석, 시비 처방 등을 통해 수십 년 관성으로 짓던 밀 농사에 체계가 잡혔다는 것도 의미가 깊다”면서 “코로나19로 선진지 견학이 쉽지 않았지만 지난 11월에 광주 우리밀영농조합법인 우리밀생명학교를 방문했다. 국산 밀이 왜 중요한지 한번 더 배우고, 체험도 했다. 회원 농가들에겐 신선한 교육의 장이었다”고 강조했다.

두승산 밀 생산자회 총무는 “토양분석을 통해 땅에 최적화된 시비진단까지 확인하니, 농가 입장에선 과도한 비료를 주지 않아도 돼 생산비 절감효과도 있다. 밀 품질도 확실히 향상된다”면서 국산 밀 생산단지 육성사업을 참여한 장점을 설명했다.  

농협, 밀 재배 농가 소득 제고 방안 마련

정읍 샘골농협은 농가소득을 높이는 방편으로도 국산 밀 생산단지 육성사업에 참여했다. 정부의 밀 비축 조건을 맞추는 생산기술을 배양하는 것은 기본이고, 교육지원 사업비를 밀 재배농가를 돕는 데 편성했다.

예를 들면, 밀 수매시 필요한 톤백을 지원한다거나 ‘밀 농작물재해보험’ 자부담분을 지원하는 것 등이다. 밀 농작물재해보험의 경우 국산 밀 생산단지 육성사업에 참여하는 농가 입장에서는 자부담이 적어지면서 경영안전망이 하나 더 생기니 만족도가 한층 높아졌다.

두승산 총무는 “병충해 방제도 무인헬기와 드론을 활용해 공동으로 방제하고, 올해 수확한 밀은 농협에서 품종별로 수매 일자를 정해 수매를 하면서 정선 역시 공동으로 했다. 밀 전용 톤백도 농협이 지원해 공동저장한 뒤 훈증과 수분관리 등으로 품질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작업까지 뒷받침돼 한층 수월해졌다”고 자랑했다. 

올해 샘골농협에서 생산한 밀은 좋은 품위를 받았고, 무엇보다 생산 전량을 정부비축 물량으로 출하했다. 정읍 샘골농협 밀 생산자회 제공
올해 샘골농협에서 생산한 밀은 좋은 품위를 받았고, 무엇보다 생산 전량을 정부비축 물량으로 출하했다.
정읍 샘골농협 밀 생산자회 제공

고품질 밀 생산, 다음은 소비처 발굴

허수종 조합장은 “품질 좋은 밀 생산 다음은 소비처에 대한 고민이다. 정부가 국산 밀을 비축하지만, 또 다른 출구 전략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2022년 농협 사업에도 국산 밀 소비 증진을 위한 사업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우선 쌀 즉석 도정판매와 같이 국산 밀을 바로 빻아서 판매하는 ‘즉석 밀가루’를 구상 중이고, 정읍시의 상징인 ‘단풍’을 활용한 ‘국산밀 단풍빵’ 출시 계획도 시와 공동으로 논의 중이다.

허 조합장은 “우리 농협 계획은 2025년엔 300ha까지 밀 재배면적을 늘리는 것이다”면서 “아울러 국산 밀을 찾는 소비자가 점점 확대될 수 있도록, 밀 생산자회 농가들과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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