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열설사와 갈증해소에 좋은 칡, 갈근(葛根)

  • 입력 2021.12.12 18:00
  • 기자명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안녕하세요. 길벗의 나영철 한의사입니다. 저는 올여름 전라남도 해남을 배경으로 하는 ‘라켓소년단’이라는 드라마에서 자연인이 칡을 산에서 캐다 파는 장면이 나와 흥미롭게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한약재는 앞서 말한 드라마에서처럼 산에서 캘 수 있는 칡뿌리인 갈근(葛根)과 그 꽃인 갈화(葛花)입니다. 많은 분들이 칡즙의 형태나 칡냉면의 형태로 드셔보셨을 친숙한 식·약 공용 한약재일 것 같습니다.

‘라켓소년단’에서 칡을 해남에서 발견했듯 갈근은 우리나라 각지에 분포하는 한약재입니다. 갈근은 콩과의 식물로 콩과 식물에 많은 이소플라본(isoflavone) 성분의 푸에라린(puerarin), 다이드진(daidzein) 등이 함유돼 있습니다. 이소플라본은 콩에 들어있는 화학물질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기능을 담당해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불립니다. 이소플라본은 우울증, 골다공증, 안면홍조 등 여성호르몬이 부족하여 나타날 수 있는 갱년기 증세를 완화시켜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또한 함유된 푸에라린은 혈관 이완, 심장보호, 신경보호, 항산화, 항암, 항염증, 통증 완화, 알콜 섭취의 억제, 인슐린 저항성 완화 등의 약리작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부터 갈근은 땀을 나게 하여 체열을 내려주고 근육을 풀어주며, 열로 인해 소모된 진액을 생겨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또한 피부 발진과 설사도 치료해왔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효능들이 있어 감기로 인한 발열과 두통, 뒷목의 뻣뻣한 통증, 갈증, 당뇨, 터지지 않은 마진(痲疹), 열설사, 고혈압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갈근을 사용해왔습니다. 갈근은 보통 생으로 사용하지만 설사를 멎게 할 때는 불에 구워 사용하면 더욱 효과가 좋습니다.

갈근탕(葛根湯)은 갈근이 들어가는 대표적인 처방입니다. 갈근과 더불어 마황, 계지, 작약, 감초, 생강, 대추가 들어갑니다. 갈근탕은 목과 등허리가 당기고, 땀은 안 나는데 바람을 쐬면 추워서 견디기 힘든 감기 증상이 나타날 때 씁니다. 갈근이 설사도 멎게 해주므로 설사가 나타날 때도 쓸 수도 있습니다.

갈근은 천화분과 맥문동 인삼, 백복령, 황기, 오매, 감초를 배합하여 옥천환(玉泉丸)이라는 처방으로도 쓰입니다. 우리 몸에 있는 열을 꺼주고, 열 때문에 줄어든 진액을 다시 생성해주는 한약재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몸 안에 열이 많아서 계속 물을 마시고 싶은 갈증의 증상에 활용할 수 있는 약이 옥천환인 것입니다.

칡의 꽃인 갈화(葛花)도 한약재로 쓰입니다. 갈화는 해주성비(解酒醒脾), 즉 술독을 풀어주고 소화기를 깨워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술로 인해 몸이 상했을 때, 가슴이 답답하며 열나고 갈증이 있을 때, 두통, 어지럼증, 배가 부르고 그득한 증상이 있을 때, 위에서 신물이 올라올 때, 식욕부진이 있을 때 효과적입니다. 갈화를 이용한 처방으로는 갈화해성탕(葛花解醒湯)이 대표적입니다. 갈화해성탕은 과도한 음주로 인해 구토를 하거나 몸과 마음이 답답하고 어지러운 증상, 식욕이 부진한 증상을 치료해줄 수 있습니다.

오늘은 흔히 보이는 한약재인 갈근, 칡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식품으로 드시더라도 알고 드시면 건강에 더욱 도움이 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기 증상, 갈증, 과음 등의 상황을 겪으신다면 한약재로서의 갈근이 효과가 있으니, 가까운 한의원에 들러 한약의 전문가인 한의사와의 상담을 해보시길 권장 드립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