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철원군 볏짚존치사업 국비 증가

올해 1억2천만원에서 내년 3억3천만원으로 증액

  • 입력 2021.12.12 18:00
  • 기자명 정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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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지난 3일, 강원도 철원군 볏짚존치사업비(생태계서비스지불제 사업비)가 당초 정부안인 1억2,000만원보다 2억1,000만원 증액된 3억3,000만원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는 철원군과 철원두루미운영협의체, 철원 농민들이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한 노력의 결과며, (사)환경운동연합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직간접적 도움이 컸다.

철원평야는 두루미류 월동지로 세계적인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루미(흰두루미)는 지구상에 남아 있는 3,000여개체 중 1,000여개체 정도가, 재두루미는 7,000여개체 중 5,000여개체가 월마다 가감은 있으나 9월 중순부터 다음해 4월 초까지 철원 평야에 머물다가 번식지로 이동한다. 서식지 쉼터로서의 안정성과 먹이의 풍부함 등에 예민하게 반응하기에, 철원두루미운영협의체와 농민들은 해마다 가을걷이가 끝나면 핵심 월동지인 논에 물을 대고 볏짚존치로 볍씨를 남겨 먹이를 공급함으로써 두루미류의 안정적인 서식에 정성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타지역 월동지 난개발로 인한 서식지 축소 문제와 재두루미류 월동지로서 개체수 분산에 큰 역할을 해왔던 일본 이즈미시의 개체수 포화상태로 철원평야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음에도, 월동지 보호에 지원되는 국비 규모가 6,000만원에 불과해 철원군과 철원두루미운영협의체 및 농민들, 관련 활동가들이 예산 증액을 꾸준히 제안해온 터였다. 이러한 노력의 과정을 알게 된 환경운동연합이 철원 활동가들을 환경부와 국무총리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 끝에 결실을 본 것이다.

서경원 철원군오대벼채종단지 대표는 “철원평야와 두루미류는 인류유산이고 귀중한 자원이다. 남북교류를 앞두고 개발이 불가피하다면 두루미류가 안전하게 월동할 수 있는 서식지 확보와 함께 관리책을 미리 세워야 한다. 대기업의 사회공헌기금 확보로 월동지를 매입해 농민들이 지속적으로 농사짓게 하고, 볍씨는 두루미류에게 환원하되 농민들에겐 이익을 보전해주는 방법도 있다”며 그동안 숙고해온 방책을 제시했다.

철원군농민회원 김용빈씨는 “볏짚존치사업의 확대로 농민들은 정부 정책에 신뢰가 높아져서 정부와 협력해 자연생태계를 보전할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농민들이 농사를 지속적으로 짓는 것 자체가 생태계를 보전하는 활동이 되게 하고, 이에 관련된 일자리를 창출해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일에 지원하는 국비가 더 확대돼야 한다”고 반겼다.

최종수 철원두루미운영협의체 부회장은 “증액된 예산에 지방비까지 더하면 철원평야의 30%에 볏짚을 존치할 수 있다. 더 많은 농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혜택을 준 점이 가장 기쁘다. 그러나 현행 3:7인 국비와 지방비 예산 비율에 따라 철원군 예산도 대폭 늘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비율을 7:3으로 바꾸던지, 최소한 반은 부담토록 요구해야 한다. 또 농사의 지속성을 위해 국비로 일정 면적의 평야를 매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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