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녘을 방문(2020년 1월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북녘 가는 길이 막히기 전)하면서 가장 바뀐 모습 중 하나가 자동차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평양 시내가 정말 한산했다. 국가의 중요 행사 중이라 차량을 통제하고, 행사장소로 이동하는 길은 특히 더 통제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평양 시내에 자동차가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10여 년 만에 다시 찾은 평양은 자동차로 넘쳐난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자동차가 많았다. “석유 한 방울, 나사못 하나 들어오지 못하는 물 샐 틈 없는 제재국면”에 이렇게 자동차가 많이 보일 줄은 몰랐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북녘의 교통 상황에 대해 말할 때 전형적인 몇 가지 모습을 떠올리곤 했다. 대표적인 장면이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넓은 도로와 제복을 입은 여성 교통경찰관이 도로 한가운데에 서서 양손에 깃발을 들고 수신호로 차량을 통제하는 모습이다. 절도 있고 화려한 동작으로 차량 흐름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여성 교통경찰관의 모습은 독특한 매력으로 시선을 끄는 힘이 있었다. 이제는 그러한 장면을 볼 수가 없다.
남녘의 대도시와 단순하게 비교할 수는 없지만, 평양 시내에도 출퇴근 시간에 꽤 많은 차량이 움직이고 있었다. 지난 시절 보였던 여성 교통경찰관이 있기는 하지만 도로 한복판에서 교통을 통제하는 대신 길 한쪽 모퉁이에서 도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교통안전’이라는 문구를 단 교통지도 차량이 시내 곳곳에 있고, 교통 위반을 단속하는 요원도 보인다. 그만큼 교통량이 늘어났다는 증거일 것이다. 평양 시내의 도로 신호체계는 우리와 동일하다.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사거리에서는 좌회전 신호를 받아서 진행하는 좌측핸들 운행방식이다.
평양의 대중교통 수단은 네 가지로 지하철, 버스, 전차(궤도전차, 무궤도전차) 그리고 택시가 있다. 그중 우리와 다른 것이 전차이다. 전차는 도로상에 전선으로 전기를 연결하여 전기를 동력 삼아 이동하는 방식이다. 궤도전차는 3량짜리로, 일정한 레일(궤도)을 따라 운행한다. 무궤도전차는 2량짜리로 레일이 없이 도로를 자유롭게 운행한다. 무궤도전차의 수가 훨씬 더 많다.
우리와 같이 북녘의 택시도 대중교통의 한쪽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북녘의 일반 시민은 요금이 엄청나게 비싸서 택시를 타지 못하고 외국인이나 ‘당간부 특권층’이나 타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그것은 북녘의 실상을 모르고 자기의 편향된 생각대로, 막연한 느낌으로 그럴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필자가 실제로 택시를 타보고 경험한 것은, 남녘을 비롯한 다른 어느 나라, 어느 도시와도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