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가치확산에 기여하는 도시농업

  • 입력 2021.11.21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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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서울시는 2024년까지 도시농부 100만명을 육성하겠다는 「도시농업 활성화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야심찼던 이 계획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기후위기의 시대 그 역할이 더욱 커져야 할 도시농업의 지속가능성이 서울시 정책 방향 변화로 위협받을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가장 중심도시로 서울이 갖는 상징성은 크다. 지난 10년 동안 서울시가 추진했던 도시농업은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기능에서 성과를 냈고 다른 도시지역에 시사하는 바도 컸다. 도시농업의 다양한 가치와 효과는 서울시민들의 행복지수 상승에도 역할을 했으며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도시민들에게 그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도시농업은 건물에 둘러싸인 삭막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도시민들이 농업의 가치를 배우고 농업과 함께 하는 실천적 삶을 가능하게 한다. 농사를 지어 얻는 생산물에 주요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농사라는 행위를 통해 흙을 경험하고 작물을 심고 수확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과정을 익힐 수 있다.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함께 실천하는 도시농민들은 농촌지역 농민들의 든든한 동반자인 셈이다.

농업의 가치가 눈에 보이거나 손에 잡히지는 않는다. 그래서 농업의 중요성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를 나와 직접적인 상관이 있는 일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농산물 수입자유화 시대에서 어디서나 원하는 외국 농축산물을 구하기 쉬워지면서 농산물, 먹거리의 소중함은 잊고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최근 ‘요소수 대란’에서도 보듯 경쟁력이 없다고 국내생산을 포기하고 수입에 의존한 결과가 얼마나 더 큰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우리 농업의 앞날이 바로 그러하다. 자동차, 핸드폰을 수출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강대국들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여기에 농업은 언제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지금도 여전히 국가의 주요 수출산업 육성·성장을 위해 외면받고 버려진 기초산업들이 국가 미래를 좌우할 핵심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듯하다. 4차 산업혁명을 신봉하고 스마트팜으로 농업의 선진화를 이룰 수 있다면서 여전히 기본이 탄탄해야 모든 안보가 안정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농업은 농촌지역만의 문제도, 농민만의 문제도 결코 아니다. 농촌과 도시, 농민과 도시민들이 같은 방향에 서 있어야 그 가치가 더욱 확산되고 국가의 식량주권 또한 지켜낼 수 있다. 농민, 농업, 농촌을 통해 다원적 가치가 확산되듯이 도시에서 도시농민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농의 가치를 배우고 농의 가치를 널리 퍼뜨리고 있다. 도시농업이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국가는 시민이 자율적으로 주도하는 다양한 활동을 보장해줘야 한다.

또한 도시의 아이들이 농업의 가치를 배울 수 있도록 활동기회를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한다. 학교텃밭과 같은 경험을 통해 직접 실천하는 농업은 책을 통해 배우는 학습보다 효율성 면에서도 높다. 기후위기 시대에 도시농업은 국민들의 삶의 방식을 자연친화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서울시민 983만명에게 농업의 힐링과 치유기능을 느낄 수 있고 일상의 삶을 회복해 나갈 수 있도록 도시농업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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