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트랙터를 앞세우고 나섰다

  • 입력 2021.11.14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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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이 또 일어났다. 제주 남원과 대정에서 트랙터를 앞세우고 거리로 나왔다. 지난 8일 겨울비를 맞으며 제주에서 출발한 농민들은 9일 전남 해남과 경남 진주 등 동·서로 나뉘어 전국을 순회하고 있다. 농민들의 최종 목적지는 서울이다. 이들은 16일 경기도 평택에서 집결해 17일 전국농민총궐기 대회에 맞춰 여의도로 향한다.

초겨울에 접어들고 있지만, 제주 농민들은 월동채소 농번기다. 그런데도 140여 대의 차량과 트랙터를 타고 나선 것이다. 그만큼 제주 농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이들은 특히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수입농산물이 우리 농업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제주 농민들에게 그 피해가 더 치명적이다. 아울러 최근에 제기되는 요소수 문제가 농민들에게는 비료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가을에 파종한 월동채소에 비료를 줄 시기인데 비료가격이 인상됐을 뿐 아니라 중국발 비료 수급 문제로 비료 구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경남에서는 마늘·양파값 보장과 김치 주재료인 배추·무·고추와 더불어 쌀까지 공공영역에서 책임질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광활한 농지가 태양광 패널로 뒤덮이고 있는 농지 태양광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리고 농촌환경을 파괴하고 농민들의 건강을 해치는 산업쓰레기를 원료로 하는 SRF발전소 건설에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렇듯 트랙터가 지나가는 전국 방방곡곡에서는 농민들이 앞다퉈 그동안 쌓아놓았던 이야기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농민들은 이러한 요구를 모아 “적폐 농정 갈아엎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농민기본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적폐 청산의 임무를 부여받은 문재인정부는 임기 내내 이렇다 할 농정개혁을 이루지 못했다. 농정책임자의 인사에 완전히 실패함으로 농정개혁은 출발도 하지 못하고 좌초됐다. 지금 정권 교체의 여론이 높은 것도 문재인정부의 무능하고 지지부진한 개혁이 그 원인이다. 농정개혁의 실패 역시 농민들은 이 정부를 엄중히 평가하고 있다.

5년 전 국민들은 엄동설한에도 불구하고 광화문에서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촛불을 들고 적폐청산을 외쳤다. 결국 무능하고 부패한 수구정권을 무너뜨리고 문재인정부를 세웠다. 그런데 문재인정부는 국민의 기대와 요구를 철저히 배신했다. 그래서 지금 다시 수구 적폐세력이 정권 교체라는 이름으로 권력을 장악하려 들고 있다. 작금의 이러한 사태는 순전히 문재인정부의 책임이다. 그래서 농민들이 다시 나섰다. 2016년 전봉준투쟁단이 트랙터를 앞세워 전국을 순회해 서울로 향했던 투쟁을 다시 시작했다.

절박한 농민들은 ‘적폐농정 갈아엎고 농민기본법 제정, 공공농업 실현’ 등을 주장하며 서울로 향하고 있다. 농업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이른바 공공농업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후위기로 인한 세계사적 전환의 시기에 농업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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