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과 함께’라는 슬로건, 조합 운영의 핵심”

유봉성 안덕농협 조합장

  • 입력 2021.11.14 18:00
  • 수정 2021.11.15 16:04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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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작지만 강한 농협’. 농민 조합원들은 안덕농협을 이렇게 표현했다. 경지면적이 넓진 않지만 지역 내에서 생산·취급하는 작물이 다양한 데다 농협에선 1년 내내 판매장을 가동할 만큼 제 역할을 다해 내실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최근엔 지난 8월 18일 비료 판매가격 인상분을 자체 불용예산으로 부담해 큰 호응도 얻고 있다. 2015년부터 안덕농협을 이끌고 있는 유봉성 조합장을 지난 9일 만났다.

유성봉 안덕농업협동조합 조합장
유봉성 안덕농업협동조합 조합장

먼저 안덕농협 소개 부탁드린다.

조합원은 3,000명 정도인데, 재배 작물은 감귤류를 비롯해 콩·보리·메밀 등의 밭작물과 마늘 등 월동채소까지 다양하다. 도내 다른 농협을 보면 감귤 등 한 가지 특화된 작물에 농협의 역량을 결집시키고 투자도 집중하는데, 안덕면의 경우 워낙 작물이 다양하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있다. 농민들도 아쉬움을 느끼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농민과 함께! 조합원과 함께!’라는 슬로건에 맞춰 직원들과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8월 화학비료 가격 인상에도 안덕농협은 판매가격을 동결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여파라고 하지만 조합원들 입장에선 하루아침에 갑자기 비료 가격 인상 소식을 듣게 된 거다. 농민 판매가격이 평균 9.4% 인상됐는데, 시기적으로 마늘 등 월동작물 파종이 시작될 때기도 했고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조합원들에게 영농자재비 부담은 이중고, 삼중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협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생각하다가 인상차액 지원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

당초 비료 판매량에 비춰 부담금액은 7,300만원 정도로 계산됐다. 직원들을 통해 코로나19로 집행·사용하지 못한 선진지 견학비 등 각종 불용 행사비와 교육지원사업비를 파악하니 예산 마련은 충분할 것 같았다. 직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에 이어 이사회에서도 흔쾌히 수락해 1억원가량을 확보했으나 현재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비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전부 소진될지는 두고 봐야 알 것 같다.

농기계 임대사업이 호평이다.

2011년부터 임대사업으로 콩 파종기와 수확기, 예취기 등을 지원했다. 벌써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콩 수확기 56대는 이미 농가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안덕면은 콩이 유명한데, 기계화율이 100%다. 제주 내에서 생산량도 적지 않은 편인데 품질도 굉장히 우수하다. 구입하려는 육지 수집상이 아주 많다. 얼마 전 최신 선별기를 들여 품질 향상이 더 기대된다. 또 수매 시 현장을 직접 순회 방문하며 수집하기 때문에 농민들은 맘 놓고 농사만 지으시면 된다. 그래서 좋게 평가하는 것 같다.

조합장 취임 이후 자체적으로 파쇄기랑 굴삭기 임대를 시작했다. 1톤 미만 굴삭기의 경우 시설하우스 농가를 비롯해 농가에서 꼭 필요로 하는 기계다. 돌 옮기고 하는데 필수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게 굴삭기 임대는 정말 호응이 좋다. 현재 파쇄기는 31대, 굴삭기는 10대 보유 중이다.

다만 농기계 임대사업소와 수리센터가 매우 협소했다. 유통사업소랑 건물을 같이 썼다. 조합원들 불편이 상당했으리라 생각된다. 이에 농기계 임대사업소 및 수리센터 이전을 추진 중이다. 접근성 좋은 곳에 부지 선정까지 마쳤고 앞으론 농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거다.

조합 운영에 가장 중요한 게 있다면.

농협 자체 경영도 중요하지만 농민과 조합원에 봉사하는 게 최일선이다.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아쉬움을 느끼는 조합원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죄송스런 마음이다.

내년 계통구매 계약이 체결돼야 알겠지만, 지난 8월 18일 인상분에 대해서는 내년 말까지 계속 부담할 계획이다. 이미 예산도 1억3,000만원 정도 확보해뒀다.

또 안덕면뿐만 아니라 지금 제주 전역에 마늘 피해가 발생한 상황이다. 현재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가 영농자재비 상환 연기나, 대출이자 유예 등을 중앙과 협의 중인 걸로 아는데 결론이 나면 농가 요청 시 바로 적용할 예정이다. 농민들이 힘들여 생산한 농산물 제값 받을 수 있게 앞으로 계속 직원들과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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