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염증 치료, 비워야 낫는다

  • 입력 2021.11.01 00:00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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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우리 몸에 염증 발생 시 의례적으로 복용하는 소염진통제가, 왜 염증 치료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지는 지난 칼럼에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소염진통제 없이 염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방법을 제시하기 전에 우선 염증의 원리를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염증이란 외부의 물질이 우리 몸에 침입하여 우리 몸의 세포를 공격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우리 몸의 방어 작용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염증반응에는 외부 침입자를 제거하기 위해 반드시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동원되게 되어 있습니다. 동원된 면역세포는 침입자들과 전쟁을 시작합니다. 면역세포들의 맏형격에 해당하는 대식세포는 침입자들을 보는 대로 먹어 치우면서도 이들의 특징을 아군에게 전달하며, 아군들에게 빨리 전투 장소로 오라는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침입자들 또한 자신들의 세를 불리기 위해 우리 몸의 정상적인 조직을 먹이로 삼아 자신들의 수를 불려 나가려 할 것입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외부침입자에게 공격당해 감염된 세포들은 비록 우리 몸의 일부였지만 이제는 적군의 먹이로 적군을 재생시키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따라서 적군을 소탕하는 것 못지않게 감염된 세포들을 찾아내 제거하는 일 또한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감별과 제거를 위해 특별히 훈련된 면역세포들이 바로 ‘NK 세포’와 ‘세포독성 T세포’라는 면역세포들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면역세포들이 제대로 싸워내기 위해 우리는 우리 몸을 어떻게 지원하면 좋을까요?

첫째, 우리 몸의 에너지를 다른 곳에 낭비하게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선은 먹는 것이 그렇게 시급한 것이 아닙니다. 아프면 잘 먹어야 된다는 잘못된 상식에 의거하여 마구 먹어대는 것은 당장 급하지 않은 소화에 에너지를 과도하게 투입하는 것일 뿐 아니라 자칫 과식이라도 하게 되면 과식 자체가 발생시키는 과산화물질이 오히려 우리 몸을 공격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염증으로 몸에 열이 나고 몸살기가 있으면 당분간 금식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스트레스를 적극 회피하는 데 최대한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육체적으로 무리한 활동을 하는 것을 중단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면역세포의 불균형을 가중시키게 돼 있습니다. 정신적 스트레스만으로도 과립구가 과도하게 증가하게 되고, 이것이 각종 상피세포로 몰려가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따라서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것은 우리 몸과 마음을 비우는 ‘소진의 원리’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먹는 것을 줄이고 운동을 통해 몸의 남아도는 에너지를 소진시키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는 병들거나 노화된 세포들을 찾아내어 이를 재활용하는 기능이 최대화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특히 만성염증에 필수적입니다. 만성적으로 염증에 노출된다는 것은 감염되거나 손상된 세포들을 제거할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몸이 염증 상태에 있을 때는 최대한 심신을 가볍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소진의 원리라고 하겠습니다.

아프면 몸을 비워라!

이것이야말로 소염진통제 없이 우리가 염증을 대처하는 최적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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