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소화가 잘 안돼요⑦ – 담적

  • 입력 2021.10.17 18:00
  • 기자명 임재현(봉천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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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현(봉천한의원 원장)
임재현(봉천한의원 원장)

최근에 속이 불편해서 내원하시는 분들 중에 “영 소화가 안되고 답답한데 내 증상이 ‘담적’이 맞냐”라고 여쭤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담적(痰積)’이란 말이 생소하실 분들도 많을 텐데요. 원래 <동의보감>에 담적은 담음(痰飮)과 식적(食積)을 합하여 말하는 것입니다.

한의학 대사전에 따르면 담음은 넓은 의미에서 여러 가지 수음병(水飮病)을 두루 일컫는 말입니다. 몸 안에 진액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고 일정한 부위에 몰려서 생긴 병증을 말합니다. <동의보감>에는 ‘담(痰)이라는 것은 진액이 열을 받아서 생긴 것이고 음(飮)은 마신 물이 잘 퍼지지 못해서 생긴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십중구담이라 하여 열 가지 병이 있으면 그중에 9가지는 담으로 생기는 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담음으로 생기는 병이 많습니다.

<왕은군담론>에 나오는 내용을 살펴보면 어지럼증, 이명, 떨리는 증상, 가려운 증상, 팔다리가 붓고 아픈 증상, 트림, 신물, 명치 밑이 쓰리고 아픈 증상, 구역질, 딸꾹질, 목의 이물감, 가래, 허리·등 통증, 팔다리 마디마디 쑤시고 아픈 증상, 손이 저린 증상, 온몸이 벌레가 기어 다니듯 가려운 증상, 눈이 깔깔하고 가려운 증상, 입과 혀가 허는 증상 등이 나옵니다.

식적(食積)을 설명하기에 앞서 한의학에서는 적취(積聚)라는 질병이 있습니다. 적취는 몸 안에 쌓인 기로 인하여 덩어리가 생겨서 아픈 병을 말하는데요, <의방류취(醫方類聚)>에서는 기가 쌓인 것이 적(積)이고 기가 모인 것이 취(聚)이며 적은 오장(五臟)에 생기고 취는 육부(六腑)에 생긴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순환이 잘 안돼서 뭉치고 덩어리진 것이 적인데요. 종류가 참 많습니다. 그중 소화기에 관련된 적(積)을 살펴보겠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비위(脾胃)가 허약할 때 혹 음식을 지나치게 먹거나 생것과 찬 것을 지나치게 먹으면 소화시키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적취나 비괴가 되어 명치 밑이 불러 오르고 그득하며 트림이 나고 신물이 올라오며 얼굴이 퍼렇게 되고 몸이 여윈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생기는 적의 종류에는 식적(食積), 주적(酒積) 면적(麵積), 육적(肉積), 어해적(魚蟹積), 과채적(果菜積), 다적(茶積), 수적(水積), 혈적(血積), 충적(蟲積) 등이 있습니다. 식적은 먹은 것이 소화되지 않아 생기는 적을 뜻합니다. 주적은 술, 면적은 밀가루 음식, 육적은 고기, 어해적은 생선, 과채적은 과일과 야채, 다적은 차, 수적은 물을 각각 많이 먹거나 마셔서 생기는 적을 말합니다. 혈적은 어혈로 생긴 적으로 타박을 받거나 넘어져서 생긴 어혈이 가슴과 배에 몰려서 생기는 적입니다. 충적은 먹은 음식이 몰려 뭉친 것이 변하여 벌레가 생겨서 된 적을 말합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 중에 담음과 식적에 좋은 것으로는 생강이 있습니다. 생강을 말린 건강(乾薑)도 좋습니다. 모과도 좋습니다. 생강은 맛이 맵고 모과는 새콤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체형이 통통하신 분들은 생강차를, 약간 마른 체형이신 분들은 모과차를 드시는 게 더 잘 맞습니다.

무엇보다도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는 과식하지 않고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과채적에서 보듯이 몸에 좋다는 과일과 야채도 많이 먹으면 몸에서 소화되지 않고 적이 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식생활로 건강을 지키시고 많이 아프신 분들은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하셔서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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