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첫걸음은 먹거리 나눔”

철원 통일쌀 벼베기 ‘구슬땀’

  • 입력 2021.10.10 18:00
  • 기자명 정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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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철원군농민회의 통일쌀 경작지는 북녘 원산으로 이어지는 3번 국도와 철길 사이에 있다. 참가자들은 두 길이 다시 이어지기를 기원하며 벼를 벴다.
철원군농민회의 통일쌀 경작지는 북녘 원산으로 이어지는 3번 국도와 철길 사이에 있다. 참가자들은 두 길이 다시 이어지기를 기원하며 벼를 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철원군농민회(회장 이호반)는 지난 2일 통일쌀 경작지에서 벼베기 행사를 진행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참석인원을 최소로 줄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철원군협의회,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철원군농민회원 일부만이 참석해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벼베기가 이뤄졌다.

천경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철원군협의회(민주평통) 부회장은 “농민을 위한 농업정책수립에 불철주야 노력하는 농민회가 통일을 위한 활동까지 하는 것을 보니 감사할 따름”이라 격려했다. 김진선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사무처장은 “도시농부로서 식량안보의 최전선에서 국민 먹거리의 근간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농민분들과는 동지적 관계를 지켜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상생교류를 7년간 해왔고, 농민회 분들의 헌신에 큰절을 올리고 싶다”며 응원했다.

김종유 철원군농민회 조국통일위원장은 “남북 농부가 금강산에 모여 통일농업교류에 관해 논의해 비료니 비닐이니 보내기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다. 교류가 끊어진 뒤론 북으로 보내려던 트랙터도, 애써 농사지은 쌀도 보내지 못하고 쌓여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김용빈 전농 강원도연맹 조국통일위원장은 “통일을 진정 원한다면 작게라도 실천을 해야 한다. 우리는 농민이라서 생명의 근간인 먹거리, 그중 핵심인 쌀을 북한 동포들과 나눔하는 것으로 통일의 길을 가려는 것”이라며 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관내 동송초등학교 5학년 김수로 학생이 동참해 더욱 뜻깊어졌다. 장화를 신고 뻘 같은 논에 들어가 처음 잡아본다는 낫으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벼베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김수로 학생의 어머니이자 민주평통 자문위원인 신혜정씨는 “이런 행사에 참석한다는 것 자체가 뜻깊다. 내년부턴 모내기에도 참여할 생각”이라 했다.

이호반 철원군농민회장은 “모내기할 당시엔 남북관계가 얼어붙어 있었는데, 지금은 대통령이 북측에 종전선언하자고 제의하고 북측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상황이라 기분이 좋다. 직접 농사지은 쌀을 한 톨이라도 나누려는 우리 마음이 남북통일을 앞당길 것이다”며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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