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자소엽

  • 입력 2021.10.02 00:00
  • 기자명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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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안녕하세요.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 진료모임, 길벗의 한의사 나영철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 출근하는 길에 붉은 이파리가 보여 자세히 들여다보니 붉은 깻잎이 자라나고 있더군요.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한약재인 자소엽(紫蘇葉)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자소엽은 일명 차조기라고 불립니다. 자소엽과 깻잎은 외양이 거의 유사합니다. 다른 점은 자소엽의 경우, 뒷면이 붉은빛을 띤다는 점입니다. 붉은색을 띠기 때문에 이름에 紫(자줏빛 자)라는 한자가 들어가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나 막힌 기운으로부터 깨어날 수 있게 하는 효능이 있어 蘇(깨어날 소)가 들어가며 잎 부분을 약재로 쓰기에 葉(잎 엽)이 쓰입니다. 즉, ‘붉은빛을 띠면서 우리 몸의 순환을 돕는 잎’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자소엽의 별명은 ‘계피의 맛이 나는 깻잎(桂荏)'입니다. 차로 마시거나 수정과로 계피를 드셔보시면 약간 매운맛이 나면서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소엽을 먹어보면 약간 매운맛이 나면서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자소엽과 계피는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약들인 것입니다.

자소엽
자소엽. 나영철 한의사 제공

자소엽의 효능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추운 날씨에 돌아다니거나 찬바람을 많이 쐬거나 일교차가 큰 경우에 감기에 잘 걸리곤 합니다. 기온차나 찬바람 등으로 인해 피부와 호흡기부터 감기 증상이 시작되어 심해지면 몸 안쪽 장부까지 들어오게 됩니다. 우리 몸이 병과 싸우는 과정에서 증상들이 나타나고 몸의 겉부분이냐 안쪽이냐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위치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자소엽은 우리 몸의 겉부분, 즉 피부나 호흡기에서 증상들이 나타날 때 쓸 수 있는 약입니다.

자소엽은 열이 심하지 않은 감기에 좋은 효과가 있습니다. 몸이 으슬으슬한 오한, 전신에 나타나는 열, 두통, 코막힘, 그리고 기침과 같은 증상들에 효과가 좋습니다. 행인(杏仁), 전호(前胡), 길경(桔梗) 등을 자소엽과 배합한 행소산(杏蘇散)이 초기 감기 증상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 중 하나입니다.

자소엽은 우리 몸의 막혀있는 기운들을 뚫어주는 효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머리가 복잡하고 지끈거릴 때, 상쾌한 공기를 마시거나 숲을 거닐 때 속이 확 트이던 경험, 다들 있지 않으신가요? 깻잎을 먹을 때를 생각해보면 특유의 알싸하면서 두뇌까지 오는 특유의 향이 코를 자극합니다. 방향성(芳香性)이 있어 우리 몸을 소통시켜 소화를 잘 되게 하는 것입니다. 임산부의 체내 순환을 도와 태아와의 순환도 자연스레 이뤄지게 합니다.

횟집에 가면 쌈으로 꼭 나오는 게 깻잎인데요, 물고기나 게를 섭취할 때 생길 수 있는 식중독을 치료하는 데 깻잎이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예시로 생강도 물고기로 인한 식중독을 치료합니다. 초밥을 먹을 때 꼭 생강초절임이 나오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즉, 자소엽과 생강을 회나 초밥을 먹을 때 함께 섭취하면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깨, 그러니까 차조기의 씨앗인 소자(蘇子)도 한약재로 쓰고 줄기인 소경(蘇梗)도 한약재로 쓰고 있습니다. 다만 하나의 식물이더라도 부위별로 그 효능은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잎 부분인 소엽의 경우에는 초기 감기 증상들에 주로 썼다면, 줄기 부분인 소경은 조금 더 몸의 순환을 원활히 시켜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씨앗인 깨, 소자는 가래처럼 인체에 생기는 걸쭉하고 탁한 물질들을 제거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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