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붕괴 확인한 농림어업총조사 결과

  • 입력 2021.10.02 00: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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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마다 농림어가의 구조변화를 조사하는 농림어업총조사 결과가 확정됐다. 우리나라 농림어가는 118만5,000가구로 2015년 123만7,000가구에 비해 5만2,000가구(-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에 대한 농림어가 비중은 6.5%에서 5.7%로 농어업 인구 비중은 이제 6%대가 무너졌다.

농어업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실제 농어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절실히 실감하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빈집을 통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1995년 16만호였던 빈집의 수는 더욱더 늘어나며 마을의 주거환경을 훼손하고, 오랫동안 방치되면서 마을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정주여건을 해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사람이 떠나는 농어촌, 더 이상 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암울함은 정부의 농어업을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농업에 대한 관심조차 내비치지 않는 정부의 태도는 농어민에게 큰 절망을 주었다. 도시인구의 비중은 더욱 커지고 있고, 농촌인구의 비중은 더욱 적어지며 인구의 양극화는 시간이 갈수록 좁혀지기는커녕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실시한 농림어업총조사 결과가 확정되면서 그 현상은 더욱 분명해졌다.

인구감소와 함께 농어업의 고령화 비중도 더욱 커졌다. 한국의 전체인구에서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6.0%이다. 농림어가 고령인구 비중은 41.7%로 2015년 37.8%보다 3.9%p 높아졌는데, 이번에 발표된 농림어가 고령인구 비중은 전체인구 고령화보다 2.6배 높다. 수도권, 도시지역의 인구구조는 상대적으로 젊고 그 수도 많지만 비수도권, 농촌지역의 인구구조는 고령인구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

통계청 조사결과처럼 농림어가 인구는 농산어촌 인구의 고령화, 산업단지 및 택지조성 등으로 인한 영농어 포기가 늘면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 것이다. 정부는 농산어촌이 도시화의 희생양이 되어 붕괴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도시집중, 수도권집중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해소방안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사실상 정부가 농산어촌의 붕괴를 방관하고 있는 셈이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농어촌 지역은 기본사회서비스인 생활서비스 또한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상수도보급률은 97.7%로 199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특·광역시 보급률은 99.7%인 반면, 면지역은 78.6%로 농촌지역은 여전히 보급률이 낮은 편이다. 의료인력 또한 마찬가지다. 2019년 기준 전국의 의료인력(의사, 간호사, 약사 등)은 46만명으로 이 중 50%(23만명)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의료인력 격차가 많이 벌어지면서 수도권에 입원전담 전문의가 쏠리고 타 지역은 부족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지역병원과의 양극화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전국의 모든 행정리를 조사하는 농림어업총조사는 지역균형발전계획, 식량안보 정책을 수립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지금까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심화되고 있는 것은 도시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농림어가 인구감소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의 결과이기 때문에 이번 결과를 보면서 중대한 문제임을 인식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농림어업을 부흥시킬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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