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왜 잘 먹는데 기운이 없을까?

  • 입력 2021.09.12 18:00
  • 기자명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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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기운이 없고 피곤하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잘 먹고 있는데 기운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사람은 밥심이라고 하죠. 환자들은 묻습니다. “왜 밥을 잘 먹는데 기운이 없습니까?”

먼저 정말 잘 먹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식습관이 잘못된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최근에는 집에서 밥을 해먹는 사람이 적고 사먹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음식을 사먹다 보면 아무래도 화학조미료, 설탕, 액상과당, 식물성 팜유 등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됩니다. 화학조미료도 사탕수수를 발효해서 만든 발효조미료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화학조미료 등의 문제는 성분보다는 과도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많습니다. 전에는 거의 먹지 않았던 것을 갑자기 수백, 수천 배 이상으로 먹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과자나 음료수, 사먹는 음식들로 화학조미료, 설탕, 액상과당, 식물성 팜유를 과다하게 먹는 사람들은 잘 먹고 소화가 잘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끊고 식사를 해보라고 하면 “더부룩하다”, “소화가 잘 안된다”, “입맛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과로하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현대인들은 몸을 쓰는 과로보다 밤을 새서 머리를 쓰는 과로가 많습니다. 뇌는 우리 몸무게의 2%에 불과하지만 전체 열량의 20%를 소비합니다. 특히 뇌는 탄수화물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단백질이나 지방을 소화하려면 머리보다는 몸을 써야만 합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잘 먹더라도 먹는 양에 비해 머리를 많이 쓰고, 몸은 쓰지 않습니다. 그러니 머리에서는 에너지가 부족하고 몸에서는 에너지가 남아돌아 노폐물이 쌓입니다. 그래서 피로감을 잘 느낍니다.

셋째, 식습관도 좋고, 특별히 과로하지 않는데도 기운이 없다면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몸 여기저기에 염증이 생겨 있는 겁니다. 콧물, 코막힘, 코딱지가 잘 생긴다, 눈꼽이 잘 생긴다, 눈과 코가 가렵다, 목구멍에 가래가 있다 하면 비염 증상입니다. 설사를 잘 한다, 대변색이 어둡다, 대변이 시원하지 않다고 하면 장염 증상입니다.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이 시원하지 않다면 방광염 증상입니다. 피부가 가렵거나 피부에 여드름 같은 것이 잘 난다면 피부염 증상입니다. 이밖에도 구내염, 식도염, 어깨·무릎·허리 근육·관절의 통증 등등 여기저기에 염증이 많이 생깁니다.

면역력이 떨어졌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내 몸에 무언가가 부족해졌다고 생각해서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 등을 찾아서 채우려고 하십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반대로 무언가 남는 겁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대개 내 몸에서 해야 할 일들을 못 하게 되면서 노폐물들이 쌓입니다. 기업에 비유하면 처리하지 못한 일들이 누적되고 판매하지 못한 재고들이 남아도는 겁니다. 무언가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워야 하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비워내는 것은 숙련된 의사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정확히 어느 부분에 노폐물들이 쌓여있는지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잘못하게 되면 더러워진 곳은 놔두고 깨끗한 곳만 계속 치울 수도 있습니다. 더러워진 곳을 제대로 비워내지 않으면 새롭게 채울 수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폐에 이미 담음(痰飮)과 같은 노폐물이 쌓여있는 사람이 인삼을 복용한다고 합시다. 인삼은 소화기가 약한 사람의 폐에 진액을 공급합니다. 그런데 담음은 치료하지 않은 채 인삼만 복용한다면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삼의 효과도 나기 어렵습니다. 한의학은 이렇게 오장육부, 담음, 어혈과 같은 개념을 활용하여 우리 몸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꼭 필요한 몸 안의 청소를 도와 면역력을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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