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덕농협 벼 kg당 1,750원 수매 “불합리”

“정부양곡 방출로 불가피” 항변

충남 시·군농민회 “강력 대응”

  • 입력 2021.09.12 18:00
  • 기자명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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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당진시 합덕농협이 조생벼 수매가를 1kg당 1,700원을 거론해 농민들의 반발로 1,750원으로 조정했지만 여전히 농민들의 분노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진 들녘에서 벼를 수확하고 있다.
당진시 합덕농협이 조생벼 수매가를 1kg당 1,700원을 거론해 농민들의 반발로 1,750원으로 조정했지만 여전히 농민들의 분노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진 들녘에서 벼를 수확하고 있다.

충남도내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이 조생벼 수매가를 낮게 책정하려 해 농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출하시기에 정부가 무분별하게 비축미를 방출한 데 대해서도 불만이 거세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당진 합덕농협(조합장 김경식)이 조생벼 수매가를 kg당 1,700원으로 잠정 결정했고, 이에 농민조합원들이 수매거부를 내세우며 반발하자 농협 측은 1,750원으로 수매가를 상향 조정한 상태다.

지역 이장단이 지난 2일 합덕농협을 방문한 건 7월 1일부터 시행한 주 52시간 노동 관련, 오후 6시 이후 RPC에서 벼 수매를 받지 않겠다는 합덕농협의 일방적 안내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이 건은 탄력근무제 운영으로 6시 이후에도 수매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쉽게 일단락됐지만, 정작 이 자리에서 수매가격이 새로운 문제로 불거졌다. 조합장이 조생벼 수매가를 kg당 1,700원으로 거론했기 때문이다. 이후 합덕농협이 수매가를 1,750원으로 조정했음에도 농민들의 분노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장옥 이장은 “합덕농협의 수매가 결정에 어처구니가 없다. 농협이 정 이렇게 저가로 수매한다면 수매 자체를 거부하는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종섭 전국쌀생산자협회 충남도본부장도 “경기도가 40kg당 8만~8만3,000원에 매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진시도 8만원은 지급해야 한다. 특히 같은 충남지역 서천군보다도 낮게 매입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조용주 서천군농민회장은 “서천지역은 kg당 1,800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통합RPC가 이를 낮추려 하고 있다”며 “정부가 물가 잡겠다며 힘없는 농민만 희생시키고 있다. 수확철에 농협 재고가 충분한데도 무리하게 정부 보유곡을 방출해 산지가격만 떨어트린다”고 불만을 토했다.

이에 대해 김경식 합덕농협 조합장은 “이번에 결정한 벼 1kg당 1,750원은 조생벼 수매가로서 정부가 보유곡 8만톤을 방출해서 시장가격이 불안해 어쩔 수 없이 낮게 책정한 것”이라고 했다. 박승석 당진통합RPC 대표도 “조생벼 햅쌀이 옛날처럼 소비되지 않는 데다 경기도 수매가는 품종이 다르고 판매 여건이 달라 비교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이같은 농협 측 입장에 대해 농민들은 해마다 농협이 앞장서서 벼 가격을 낮게 책정해 일반 도정업자들이 덩달아 저가로 매입하게 하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농민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당진시농민회를 비롯, 충남지역 시·군농민회는 농협 측에 벼 수매가 결정을 위한 협의를 요청하고 강력히 대응한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농협과 농민회 간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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