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물폭탄’ 동반한 태풍에 경남·북 및 전북 곳곳 ‘몸살’

경남 사천 232.5mm 최대 강수량 기록 … 거제엔 시간당 98mm 장대비 쏟아져

청송군 현서면 농민 “침수 피해 가중시킨 산비탈 물길, 풍력 단지 위한 벌목 때문”

  • 입력 2021.08.29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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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24일 경북 청송군 현서면 무계리 일원에 위치한 사과 과수원의 모습. 태풍 오마이스로 인한 강우 및 산비탈에서 흘러나온 흙탕물에 사과나무 끝이 간신히 보일 만큼 침수됐다. 농민 최상희씨 제공
지난 24일 경북 청송군 현서면 무계리 일원에 위치한 사과 과수원의 모습. 태풍 오마이스로 인한 강우 및 산비탈에서 흘러나온 흙탕물에 사과나무 끝이 간신히 보일 만큼 침수됐다. 농민 최상희씨 제공

 

제12호 태풍 오마이스가 돌풍과 함께 많은 비를 동반하며 남부지역에 적지 않은 피해를 남겼다. 특히 경남·북과 전북 등에서는 시간당 100mm에 가까운 비가 내려 주택·농작물 침수·도복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5시 기준 누적 강수량은 경남 사천시가 232.5mm로 가장 많고, △경북 포항시 208.5mm △울산광역시 192.5mm △전북 김제시 190mm △충남 보령시 162.5mm △전남 여수시 143.7mm 순으로 뒤를 이었다. 최대 시우량은 경남 거제시가 지난 24일 0시 기준 98mm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북 임실군과 부산광역시 등에도 시간 당 최대 84mm와 78mm의 비가 쏟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순간 최대 풍속은 제주 백록담이 31.6m/s로 가장 거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파악한 지난 24일 기준 현황 자료에 의하면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경북 포항시와 청송군, 경남 통영시에서 11가구 2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도로 침수 및 하천 제방 유실 등 공공시설 210건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또 울산 등지에서 주택 45동과 공장·상가 97동이 침수됐으며, 농작물 피해는 28.6ha로 잠정 집계됐다. 농작물 피해는 부산광역시 및 경남 김해시에서 발생한 침수 면적 25.5ha와 경남 의령군의 도복·낙과 3.1ha 정도로 확인된다.

경상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농작물 피해는 포항시 10ha와 경주시 20ha로 총 30ha며, 도별 신고 내역와 정밀조사가 이뤄진 이후 전국적인 피해 면적은 상당 부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태풍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죽장면의 한 농민은 “1년 전 교량 진입로 일부가 유실돼 보수해달라는 요구를 했고, 포항시청 담당자가 와서 보고 갔음에도 이후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이번에 마을 진입로가 완전히 유실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퍼붓는 비에 토사까지 많이 흘러 내려왔다지만 행정에서 미리 적정한 조치를 취했다면 지금처럼 농지와 주택 등에 손 쓸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24일 가슴 높이까지 흙탕물이 쏟아져 침수 피해를 입었다는 경북 청송군 현서면의 사과 재배 농민 최상희(50)씨는 “강우량이 다른 지역에 비해 그렇게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면봉산과 보현산 일대 풍력 발전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산비탈 등의 나무를 모조리 벌목해 물길이 생성됐고, 빗물이 그리로 모여 흘러내린 바람에 큰 피해를 입게 됐다. 이웃 주민의 경우 과수원 2,500평이 모조리 잠긴데다 주택 1층까지 물이 들어찼다”라며 “가을 수확을 앞둔 상황에서 후지 품목의 피해가 특히 큰데, 그냥 빗물도 아니고 산에서 토사와 함께 흙탕물이 흘러 강을 이루듯 넘쳐 흘렀다. 사과나무 꼭대기가 간신히 보일 만큼 흙탕물에 잠겨 차후 물이 빠진다고 해도 잎에 흙을 일일이 털어낼 수도 없고, 병해충 피해와 생육 장해 등이 심히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피해 접수 및 지자체 조사 등을 거쳐 병해충 방제, 응급복구 인력지원, 농기계 수리지원, 가축방역 및 의료지원, 생육관리 현장기술지원 등 적절한 응급복구 방안을 신속히 추진하겠단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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