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확 디비졌으면…” 여성농민들, 11월 농민총궐기 성사에 ‘전념’

각 도청 앞서 농민대회 개최 … 대통령 후보에 10대 농정과제 제시

  • 입력 2021.08.22 19:42
  • 수정 2021.08.22 19:44
  • 기자명 한승호·윤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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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경남 진주시 초전동 경상남도청 서부청사 앞에서 열린 ‘여성농민 권리실현! 11월 농민총궐기 성사! 경남 여성농민 투쟁선포식’에서 여성농민들이 10대 농정과제 실현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왼쪽). 같은 날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전남 여성농민대회에서 우비를 입은 여성농민들이 기후위기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8일 경남 진주시 초전동 경상남도청 서부청사 앞에서 열린 ‘여성농민 권리실현! 11월 농민총궐기 성사! 경남 여성농민 투쟁선포식’에서 여성농민들이 10대 농정과제 실현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지난 18일 경남 진주시 초전동 경상남도청 서부청사 앞에서 열린 ‘여성농민 권리실현! 11월 농민총궐기 성사! 경남 여성농민 투쟁선포식’에서 여성농민들이 10대 농정과제 실현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왼쪽). 같은 날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전남 여성농민대회에서 우비를 입은 여성농민들이 기후위기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같은 날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전남 여성농민대회에서 우비를 입은 여성농민들이 기후위기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윤병구 기자]

바쁜 일손을 멈추고 여성농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여성농민 권리실현, 공공농업 실현’의 구호를 내건 경남의 여성농민들은 ‘농촌 인력난 대책 마련, 농지 전수조사 투기농지 국가수용, 농어촌파괴형 신재생에너지 발전 반대, 기후위기 대응 농업재해보상법 제정,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공영시장도매인제 도입’ 등 사실상 농업·농촌이 겪고 있는 모든 문제를 언급하며 문재인정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지난 18일 경남 진주시 초전동 경상남도청 서부청사 앞에서 ‘여성농민 권리실현! 11월 농민총궐기 성사! 경남 여성농민 투쟁선포식’이 열렸다. 집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 발열 검사 등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소수 인원만이 모여 진행됐다.

김태경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경남연합 회장은 여는 말에서 “코로나19 장기화와 기후위기로 식량 및 먹거리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기존 농정엔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 특히, 현재 거론되는 대통령 예비후보 중에 농업·농촌의 위기에 공감을 표현하는 이가 단 한 명도 없어 안타깝다”며 “오늘 여성농민대회를 통해 전 사회적으로 식량 및 먹거리 위기가 인식되고 가시적인 농정의 변화를 정부 및 경남도에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격려사에 나선 양옥희 전여농 회장은 “오늘과 내일, 전국의 여성농민들이 동시다발로 농민대회를 연다. 이전 정권과 비교해 전혀 나아진 구석이 없는 농민과 노동자의 삶을 바꾸기 위해 여성농민들이 다시 일어서고 있다”며 “국민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민들이 대접받고 힘없는 민중들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여성농민들은 오는 11월 농민총궐기로 모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 발언에 나선 한명자 진주시여성농민회장은 “30년 가까이 농사를 지어 왔지만 작년과 올해처럼 힘든 해가 없었다. 현장의 어려움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른다. 농사지으며 자식을 키우고 부모를 돌보고 하는 말이 절대 쉬운 게 아니다”며 “정치인들은 농민도 살리고 노동자도 챙기겠다 말하지만 표를 얻고 나면 절대 챙기지 않는다. 정말 세상이 확 디비졌으면 좋겠다. 잘 사는 사람 못 사는 사람이 모두 평등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여성농민들이 앞장설 것”이라고 울분을 쏟아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여성농민들의 힘으로, 농민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농정, 식량주권 실현으로 지속가능한 농업과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받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선언한 경남의 여성농민들은 20대 대통령 예비후보들에게 ‘농민기본법 제정, 공공농업 실현,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 지급, 여성농민특화건강검진 실시’ 등 10대 농정과제를 제시하고 이의 관철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진주에서 투쟁선포식이 진행되는 동안 경남 고성, 거창, 함안, 창녕, 남해의 여성농민들은 ‘성평등한 농업정책 실시, 여성농민 지위와 권리 및 농산물 최저가 보장’ 등을 내걸고 동시다발로 선전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경남과 더불어 전라남도에서도 여성농민대회가 개최됐다. 고송자 전여농 광주전남연합 회장은 이날 오후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11월 여성농민대회와 농민총궐기를 성사시켜 제대로 된 농정을 실현하고 여성농민 권리를 실현하자”며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집회에 참석한 여성농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전남 각 시·군에서 올라온 여성농민들은 “가사노동, 돌봄노동에 시달리는 우리는 계속되는 이상기후와 농촌인력난으로 과도한 노동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본인 명의의 농지, 본인 명의의 거래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농협 조합원에 가입할 수 없고 농민수당 지급대상에서도 배제되는 등 모든 정책에서 그림자 취급을 받고 있다”고 성토하며 “기존의 농가 중심의 차별적인 농업정책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농업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농민 등록제 시행으로 실질적으로 농사짓는 농민들이 정책에서 소외받거나 차별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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