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 배추값 ‘쭉쭉’ 내리막길

코로나 소비 위축이 원인
“추석에도 회복 안될 것”

  • 입력 2021.08.22 18:00
  • 기자명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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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배추값이 떨어진 가운데 내달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고랭지 배추밭에서 농민과 외국인노동자들이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배추값이 떨어진 가운데 내달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고랭지 배추밭에서 농민과 외국인노동자들이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고랭지 배추값 하락에 출하 작업이 한창인 8월 중순 강원도 산지 일대는 침울한 모습이다. 폭우가 심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배추의 작황은 좋지만 수매비축이 끝난 후 안정적인 것처럼 보였던 배추 가격이 다시 하락세에 들어섰다.

올해 정부는 봄배추 5,000톤, 고랭지 배추 5,000톤 총 1만톤의 배추를 수매했으나 떨어지는 배추값을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인력이 없어 인건비가 두 배 이상 오르고 그에 따라 작업비·물류비도 함께 늘어나 산지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가락시장 배추 평균 가격은 6,401원(10kg)이다. 평년대비 60% 가까이 하락한 가격이다.

지난해 배추 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생산면적이 늘어난 것이 배추값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실제로 증가한 면적은 5~6%로, 일부에 불과하다. 작년과 달리 올해 기후여건이 좋아 농사는 잘됐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식당과 학교로 공급되는 물량이 중단되는 등 소비 위축이 배추값 하락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농민에 따르면 봄배추와 달리 8~9월에 생산되는 고랭지 배추는 고온 등으로 병충해 발생이 빈번해 비싼 농약과 더 많은 인력이 투입된다.

김성규 한국농업유통법인강원연합회 회장은 “소비자가격은 어떤지 몰라도 출하가는 바닥”이라며 “애호박이나 대파만큼은 아니지만 계속 배추값이 6,000~7,000원대로 유지된다면 작업비도 못 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농경연) 관측에 따르면 8월 중·하순을 넘어 9월까지 배추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수매를 늘려도 가격이 안 나올 정도로 배추 출하량이 많은데 그에 비해 소비가 전혀 안되고 있다”며 “추석 전 명절 대비 수요가 늘어도 배추 출하량이 많아 가격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추 가격이 지금보다 더 내려갈 경우 산지폐기도 고려해야 하지만 산지에선 낮은 가격으로라도 출하하길 원한다.

김성규 강원연합회 회장은 “5톤 차 기준 한 대당 배추대금만 550만원이다. 조금 손해가 나더라도 출하하는 쪽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고랭지배추 출하 시기에 전라남도 해남에서는 겨울배추 파종이 시작된다.

정거섭 해남군농민회 산이면지회장은 “해남은 배추 정식을 준비하고 있어서 가격 예측이 안되지만 강원도 배추 가격이 내려가면서 계약재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가 겹쳐 갈수록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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