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호황 누린 한우산업, 곧 반전 시점 맞을까

도축률 상승·코로나 효과 끝·수입량 증가 맞물릴 위험
GS&J “자칫 불황까지 이어질 수도 … 대책 준비해야”

  • 입력 2021.08.06 14:07
  • 수정 2021.08.11 10:29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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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한우산업이 누리고 있는 호황이 6년 차를 마지막으로 끝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곧 도래할 공급 과잉 현상과 쇠고기 수입 증가가 맞물려 한우산업이 한순간에 불황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1월 열렸던 ‘농업전망 2021’에서 올해 전국 평균 한우 도매가격을 지난해 대비 7.9% 하락한 ㎏당 1만8,320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016년을 시작으로 한우 가격이 지속 상승세를 그리면서 농가 번식 의향이 매년 높게 나타났고, 이에 따라 쇠고기 공급이 급증하는 시점(올해 하반기)이 곧 도래할 것이라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사육두수는 송아지 생산량이 늘면서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 2015년 277만여마리였던 한우 사육두수는 현재 340만마리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한우 가격은 지난해 초에도 하락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등장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성향이 급격히 변하면서 크게 빗나갈 수밖에 없었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실제로 올해 도매가격은 지난해 잠시 올라섰던 ㎏당 2만원 고지를 연초부터 재돌파한 이후 단 한 번도 2만원 선이 무너지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의 상승세가 워낙 높아 심각한 급락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농경연의 연초 전망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에는 2만1,723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반기부터 점진적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 자체는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GS&J가 최신 통계자료를 분석해 지난 3일 발간한 7월 한우동향 보고서 ‘한우산업 호황 반전 시점’은 도축두수가 증가하는 시점이 곧 도래할 것이며, 가격하락을 막을 만한 수요증가요인도 없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예상보다 높은 가격은 도축 대상 두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암수 모두 도축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도축 월령에 도달한 28∼33개월령 수소 사육두수는 작년 동월보다 10∼27%나 많고, 5세 이상 암소도 8.5%나 많았다. 그러나 실제 도축 두수는 3개월 연속 감소해 5월 6.5%, 6월 1%, 7월 7.9%의 감소 수치를 보였다.

지난 7월 한우 도매 평균가격은 올해 정점을 찍었던 6월보다 3.9% 낮아진 2만1,182원을 기록했다. GS&J는 “27∼33월령 수소 두수가 전년 동월보다 11%, 5세 이상 암소도 8.5% 많아 도축 두수가 증가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판단되고, 식품비 지출 증가, 외식감소와 가정식 증가 등 코로나19 효과에 의한 한우고기 수요증가 요인이 올 4월 가격까지 다 반영돼 앞으로는 가격상승 요인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송아지 입식 열기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데다 쇠고기 수입이 증가하고 있어, 가격하락을 넘는 불황까지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송아지 생산두수는 올해 1분기에 8.0%, 2분기에 5∼6%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가임암소 두수가 늘어 송아지 생산도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다.

GS&J는 “도축두수 증가로 도매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입식 열기가 냉각돼 송아지 가격도 급락하면서 한우산업의 호황이 끝나고 자칫 불황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라며 “쇠고기 수입가격이 작년 말 이후 미국산을 중심으로 급등해 작년 동기 수준보다 높아졌음에도 올 6월 쇠고기 수입량이 냉장육 중심으로 작년 동월 대비 35% 증가해 한우시장 위협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전국한우협회 한우연구소도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한우 수요 증대요인이 약화되고 지속적인 한우 공급량 증가 국면이 서로 맞물리면 더 큰 수준의 가격하락이 우려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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