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소화가 안돼요④ 트림-애기(噯氣)

  • 입력 2021.07.25 18:00
  • 기자명 임재현(봉천한의원 원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재현(봉천한의원 원장)
임재현(봉천한의원 원장)

시도 때도 없이 계속 트림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순식간에 새어 나오는 트림은 중요한 자리에서 민망한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런 트림을 애기(噯氣)라고 불렀습니다. 트림은 오장육부 중에서도 심(心)과 비(脾)에 속한다고 보았는데요, 심(心)과 연관되면 심리적인 요인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脾)는 소화와 관련돼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도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역류성 식도염이 있거나 할 때 트림이 자주 나옵니다. 동의보감에서도 족태음비경락에 시동병이 생기면 배가 불러 오르고 트림을 잘하게 된다고 하여 소화와 연관성이 높음을 다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황제내경에서는 차가운 기운이 위(胃)에 침범해 트림이 생긴다고 설명하면서 비와 위의 경락을 보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심병(心病)으로도 트림이 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인체를 크게 상중하로 나눠서 상초-중초-하초로 구별해 그 작용을 설명하기도 하는데, 트림의 경우에는 상초의 문제로 보았습니다. 상초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소화도 잘 못 시키고 트림을 하게 된다고 보았습니다. 상초가 제대로 잘 돌아가지 않게 하는 원인 중 하나로 차가운 기운이 있습니다. 이렇게 차가운 기운 때문에 트림이 나는 것에도 허실(虛實)을 구별해 놓았는데요, 외부에서 들어온 사기가 실(實)한 경우와 몸에 양기(陽氣)가 줄어들어 차가워진 경우입니다. 이것은 맥으로 감별을 했습니다. 진맥해서 촌맥이 긴(緊)하면 차가운 기운이 실한 것으로, 맥이 약하면 양기(陽氣)가 부족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트림을 하는 것도 나오는데, 이 경우는 차가운 기운에 상한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 외에도 위(胃) 속의 울화(鬱火)와 담음(痰飮), 식울(食鬱)로도 트림이 생긴다고 나옵니다. 세 가지 경우 모두 소화가 되어 밑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무언가 막힌 경우인데요, 흔히 소화불량이나 역류성 식도염, 위염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트림뿐 아니라 명치 밑이 답답하거나 아프고, 속이 메스껍거나 신물도 같이 올라오는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납니다.

허실(虛實)을 크게 나누어 기(氣)가 실(實)한 경우와 허(虛)하면 나타나는 트림의 양상도 다릅니다. 기가 실하여 나는 트림은 식사 후에 곧 썩은 내 나는 트림을 하는 것인데 심하면 먹은 것까지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식사와 관련돼 트림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냄새는 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냄새가 심할수록 증상이 더 심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기가 허하여 트림하는 것은 음식을 먹지 않아도 늘 트림하는 것입니다. 위(胃)에 탁한 기운이 있고 가슴에 습담이 있으면 트림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몸을 보(補)하는 약을 같이 써줘야 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인삼, 백출 등이 들어간 육군자탕에 가감하는 처방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위에 살펴본 바와 같이 트림을 자주 하시는 분이라면 첫째로 차가운 것을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이라도 에어컨 바람이 강한 곳에 있으시다면 얇은 옷을 더 입으시거나 목을 감싸주는 것이 좋습니다. 차가운 음식이나 찬 물을 피하시고 배를 따뜻하게 해줘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소화가 잘 돼야 합니다. 식사는 규칙적으로 천천히 하시는 것이 좋고 식사 후에는 가벼운 산책으로 소화가 잘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증세가 심하신 분들은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하셔서 진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