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통계, 농경연으로 일원화하자

  • 입력 2021.07.11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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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은 올해 조생양파 재배면적이 전년대비 24.4% 감소하고 중만생양파 재배면적이 30.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 조생양파 재배면적은 9.5% 늘었고 중만생양파 재배면적은 2.3%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뿐 아니라 지난해 발표한 양파 총 재배면적 또한 통계청보다 3,000ha나 많게 발표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 조사가 더 타당성이 있다고 확인됐다. 완전한 통계의 실패다. 이렇듯 통계청이 발표하는 농업통계가 사실과 동떨어져 농민들의 불신이 높은 상황이다.

농산물의 재배면적이나 예상 작황은 농산물 가격 결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울러 정부 수급조절 정책의 기초자료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통계청이 발표하는 조사 결과의 무게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문제는 농민들이 농산물 통계수치를 신뢰하지 못하면서 정부를 불신하게 된다는 것이다. 올해 조생양파 재배면적의 경우만 봐도 농민들은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체감하는데 통계청에서는 4분의 1이나 줄었다고 발표했다. 양파 수입을 하기 위한 술책이 아니냐고 농민들이 정부를 의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통계청의 농업통계 실패는 농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농업을 모르는 사람들이 조사하기 때문에 벌어진다. 농업통계 조사가 1997년 통계청으로 이관된 이래 지속적으로 다시 농식품부로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농업통계 조사를 누가 하느냐가 마치 공직사회의 영역싸움으로 비치면서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 그 사이 통계청이 농업통계를 계속 맡을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정부도 농산물 수급 조절의 근거 자료를 통계청 자료보다 농경연 자료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 역시 통계청 자료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다. 업무와 조직의 효율성만을 가지고 정부 통계를 일원화한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정확한 통계를 통한 정확한 예측과 적절한 정책을 세운다는 국가 정책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통계가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국민의 불신만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통계청의 농업통계 현실이다. 농업통계는 농민들에게는 영농계획을 수립하거나 출하 계획을 세우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농업통계의 기법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오고 농업과 농촌의 현실을 잘 알고 있는 농경연으로 농업통계 이관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농경연은 연구 본연의 질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농업관측을 해왔고 또한 앞으로도 농업관측을 질을 높여야 한다.

특히 지금처럼 통계청 조사와 농경연 관측조사, 이중으로 농업통계를 내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농업의 전문성이 있는 농경연에 더 많은 전문인력과 장비를 보강해 농업통계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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