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법인협회, 의문의 시장도매인 인식 조사

서울시공사와 같은 설문, 정반대 결과 도출

조사보고서 ‘비공개’에 원인 분석할 길 없어

  • 입력 2021.07.04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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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회장 박상호, 법인협회)가 가락·강서시장 출하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가락시장 시장도매인제 도입의 필요성이 매우 낮게 나타났다. 그런데 불과 7개월 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김경호, 공사)의 설문조사에선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바 있어 혼란이 일고 있다. 법인협회가 조사보고서를 비공개에 부쳐 그 원인 분석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공사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공영도매시장 거래제도별 만족도 조사’ 결과,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체의 72.4%, 필요치 않다는 의견이 17.6%였다. 강서시장 시장도매인에 대한 가격만족도는 57.4%, 가락시장 경매가격에 대한 만족도는 50.2%였다.

하지만 법인협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한 동 제목의 이번 조사에선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왔다.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12.9%, 필요치 않다는 의견이 56%로 공사 측 조사결과를 완전히 뒤집었다. 강서시장 시장도매인 가격만족도는 43.4%, 가락시장 경매 가격만족도는 61%로 이 역시 확연한 차이가 있다. 두 조사의 설문지는 제목뿐 아니라 설문 내용까지 거의 동일하게 구성돼 있다.

두 조사 간 눈에 띄는 차이점이라면 표본 수가 1,000명(응답자 수) 대 457명(응답자 수인지 총 접촉인원 수인지 불명)으로 공사 측이 많다는 점, 그리고 법인협회 설문이 ‘시장도매인을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가락시장 시장도매인제 도입 필요성을 물었다는 점 정도다.

하지만 왜 이토록 다른 결과가 나왔는지 더 이상 정확한 비교·분석은 불가하다. 공사 측 조사보고서는 진작에 공개가 돼있지만 법인협회 측 조사보고서가 공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법인협회는 지난달 말 해당 조사결과를 보도자료로 배포한 시점에 “아직 한국갤럽으로부터 전체 조사보고서를 받진 못했다”고 답했으며 최근엔 조사보고서를 수령했지만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문은 지워지지 않지만 법인협회의 조사결과는 가락시장 시장도매인제 도입에 반대 근거로 활용될 수도 있다. 정책 결정권자인 농식품부가 가락시장 시장도매인 이슈에 사실상 반대 입장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투명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조사결과가 동등하게 수용된다면, 지지부진한 시장도매인제 논의가 계속해서 늘어질 가능성이 있다.

문춘태 공사 유통연구팀장은 “조사를 진행할 땐 당연히 결과를 공개할 걸 염두에 두는 게 아닌가. 특히 지금 같은 상황에선 조사보고서를 제대로 공개해야 제3자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안을 판단할 수 있을 텐데, 이해가 안 된다”며 법인협회의 비공개 방침에 물음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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