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는 나무가 아니라 흙 속에서 자라요”

자연 속에서 노는 아이들, ‘놀체인 양업’

어린이가 직접 텃밭 작물 길러 요리까지

  • 입력 2021.07.04 18:00
  • 기자명 안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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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안기원 기자]
 

텃밭체험에 참여중인 다놀이반 어린이들. 놀체인 양업 제공
텃밭체험에 참여중인 다놀이반 어린이들. 놀체인 양업 제공

청주 도심지의 어린이들이 자연에서 놀며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놀체인 양업 사회적협동조합’은 청주 양업고등학교에서 17년간 교장으로 재직하다가 정년퇴임한 윤병훈 대표가 지난해 설립한 예비사회적기업이다.

현재 총 80여명의 어린이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중 60명은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참여하는 ‘숲체험반’, 20여명은 다양한 놀이를 체험하는 ‘다놀이체험반’이다.

놀체인은 ‘놀이·체험·인성’의 줄임말이다. 윤병훈 대표는 양업고등학교에서 느낀 최양업 신부의 교육철학을 퇴직 후에도 펼치고 싶어 협동조합을 꾸렸다.

협동조합 사무국장이자 청주 북이면 추학리 이장인 유민채 국장은 놀체인이 “믿고, 기다리고,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교육철학에 따라 운영된다”고 전했다. 또 “도시의 어린이들이 자연 속에서 놀이와 체험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수치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보고 느낄 수 있다. 처음엔 낯설어하지만 주 1회 4시간씩, 3개월 또는 6개월의 체험을 마치고 나면 눈에 띄게 밝아지는 모습이 신기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숲체험에 참가한 한 어린이 직접 나무를 베어 만든 아지트에서 쉬고 있다. 농체인 양업 제공
숲체험에 참가한 한 어린이 직접 나무를 베어 만든 아지트에서 쉬고 있다. 농체인 양업 제공

놀체인은 모임 때마다 한 가지 주제로 아이들이 충분한 시간 동안 자유롭고 자주적으로 참여하도록 보장한다. 가령 ‘물’이 주제인 날은 냇가에 모여 물곤충도 잡고 만져보고, 물총놀이도 하고, 물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를 하며 물에 대해 느껴보는 시간을 갖는다.

기억에 남는 어린이가 있는지 묻자 유 국장은 “지난해 체험에 참여했던 어린이가 새로운 친구들의 입학식에 와서 체험담을 얘기한다. 아이는 매일 학교-학원-집만 다녔고, 엄마가 반찬을 해주면 어디서 나와 어떻게 내 몸 속에 들어가는지 몰랐다며, ‘양파가 나무에서 나오는 줄 알았는데, 텃밭에서 양파를 심고 수확해 요리까지 해 먹었던 경험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하더라. 놀랐다”고 답했다.

놀체인 양업은 숲해설가, 미술치료 등 각종 교육 전문가, 놀이 전문가와 청년활동가 등의 재능기부로 운영된다. 전문가들은 ‘함께하고 기다려주는 사랑과 관심이 아이들을 변화시킨다’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협력하고 있다. 양업(良業)이라는 이름과 같이 놀이와 체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이로운 일을 하고자 하는 놀체인 양업의 이후 활동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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