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의회 행정감사 농민참관 불허 논란

다중행사장 참석한 시의회 의장

코로나 이유로 농민 참관은 불허

  • 입력 2021.06.27 18:00
  • 수정 2021.06.27 21:10
  • 기자명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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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충남 당진시의회(의장 최창용)가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행정사무감사 현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참관 신청한 당진시농민회원들을 막아 논란이다. 농민들은 의회가 참관을 막은데다 경찰을 동원하는 등 과잉대응했다며 항의하고 있다.

당진시농민회는 지난 17일 예년과 같이 당진시의회의 농업 관련 행정사무감사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의회사무국에 참관 신청을 했지만 의장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불허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농민회는 질병관리본부가 내놓은 방역수칙을 지키며 행정감사를 참관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거듭 요구했지만 거절당했고, 결국 스스로 마스크 착용 및 체온 측정 후 3층 방청석으로 입장을 강행했다.

하지만 의원들은 행정사무감사를 개회하자마자 곧바로 정회하고 퇴장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해선 당진시의회 사무국장은 농민들에게 “질병관리본부의 방역수칙은 최소기준이기 때문에 의회가 정한 규칙대로 참관 허가자인 의장이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며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당진시의회 의장의 입장 불허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이 농업분야 행정사무감사 현장 참관을 강행하자, 의원들은 감사 시작과 동시에 정회를 선언해버렸다.
지난 17일 당진시의회 의장의 입장 불허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이 농업분야 행정사무감사 현장 참관을 강행하자, 의원들은 감사 시작과 동시에 정회를 선언해버렸다.

뒤늦게 도착한 최창용 의장은 현장 참관을 고수하는 농민들을 향해 “안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경찰을 부르겠다. 112에 연락하라”라며 직접 경찰 동원을 지시했다. 최 의장은 이날 다중이 참석한 모 농협 경제사업장 개소식에 참석했다 돌아온 참이었다. 농민들은 경찰 도착 후에도 자리를 지키다 별도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의회장을 나왔다.

농민들은 “우리가 폭력을 행사한 것도,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도 아닌데 정작 의회 의장이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더 높은 다중행사장에 참석해놓고 내로남불 식으로 시민단체의 의정 감시를 막은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차준국 당진참여연대 사무국장은 “의장이 스스로 행정사무감사 기간에 다중행사장을 다니면서 정작 시민들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참관을 불허했다면 이는 의회독재로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응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 여성단체 간부도 “어떻게 시민의 대리자인 시 의장이 그것도 자신들의 의정활동을 감시하려는 시민을 상대로 경찰을 부를 수 있나. 이는 시 의장은 물론 당진시의원들의 인권의식이 수준 이하라는 것을 만방에 알린 것”이라고 성토했다.

당진시농민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난 24일 당진시의회 앞에서 ‘농민협박 부실농정 은폐감사 규탄집회’를 개최하고 “당진시의회가 농민들의 정당한 참정권에 대해 경찰을 동원해 협박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시의회 의장이 공식 사과 및 사퇴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때까지 매일 의회 앞에서 1인 규탄시위를 1시간씩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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