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군남댐 통일 모내기에 부쳐

  • 입력 2021.06.20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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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 홍수 조절부지에서 역사적인 모내기 행사가 진행됐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주관한 ‘평화로 한마음, 통일로 한걸음 도민참여 평화농장’에서 열린 통일쌀 모내기 행사다. ‘통일쌀 모내기’는 전농이 지난 20여년 간 한 해도 빼지 않고 진행해왔던 사업이다.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교류가 활성화됐고, 남북교류의 중심은 농업교류였다. 정부 차원의 대북 쌀 지원이 이뤄지고 금강산과 개성에서 영농교류도 시작됐다.

전농에서는 남북 농민 간 교류와 협력의 일환으로 북측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못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북녘 못자리 비닐 보내기 운동을 전개했다. 아울러 전국의 각 지역에서는 통일 농사를 지어 통일쌀 보내기 운동을 해왔다. 시·군 농민회에서 공동경작지를 마련해 농민회원들이 가꾸고 거둔 쌀을 북에 보냈다. 이렇게 전농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통일경작지 사업이 이번에 지방정부가 주최가 되고 정부 관련 부처의 협력으로 확대된 것이다.

연천군 군남댐 홍수 조절부지에 마련된 통일경작지는 전농이 경기도에 제안하며 시작됐다. 전농의 제안을 이재명 지사가 흔쾌히 수용했다. 그런데 환경부, 통일부,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련 부처들과 협의가 원만하지 않았다. 일부 부처에서 결정을 주저했다. 그러나 전농의 끈질긴 설득으로 해당 부처가 마침내 동의하게 됐다. 통일경작지 사업이 민간 통일운동에서 정부 사업으로 공식화된 것이다.

군남댐은 접경지역인 경기도 연천 북쪽 민간인통제구역 안에 있다. 남북 분단선인 군사분계선 아래 군사적으로 가장 민감한 군 작전구역에 통일을 염원하는 통일경작지가 마련된 것이다. 이곳에서 북으로 이십 리 거리에 북녘 농지가 있다. 향후 남북농민이 남북을 오가며 품앗이를 할 수 있는 거리다. 통일경작지 사업이 남북농민들의 품앗이 농사로 발전한다면 통일경작지는 대립의 상징인 접경지역에서 평화와 협력의 상징으로 전격 탈바꿈하게 된다. 벅찬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곳에서는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지어 생산한 쌀을 모두 북으로 보낼 예정이다. 친환경농사를 짓고 수확 후에는 무논을 유지함으로 겨울철 이곳을 찾는 두루미에게도 먹이를 제공하게 된다. 통일경작지 사업이 남북 평화뿐 아니라 군남댐 홍수 조절부지의 생태환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통일경작 사업에 시민·학생 등이 참여해 분단의 현실을 느끼고, 통일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분단의 긴장이 최고 높은 접경지역에서 농민들이 직접 평화의 씨앗을 뿌리고 통일의 열매를 거두는 이번 통일경작 사업은 농민 통일운동의 진일보한 값진 성과다. 현재는 군남댐 홍수 조절부지 일부에만 모내기를 했다. 올해 통일경작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통일경작지가 확대되길 기대한다. 아울러 전농에서 전국적으로 벌이고 있는 통일경작지 사업에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협력해 농민 통일운동이 남북의 평화와 번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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