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몰락 재촉하는 2기 농특위원 위촉

  • 입력 2021.05.23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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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1기 임기가 끝나고 18일만에 2기 위원 인사가 발표됐다. 문재인정부에서 제때 인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일상화되다 보니 2기 농특위원 인사가 18일 늦은 게 뭐 대수냐 싶다. 그러나 이는 문재인정부의 무책임과 무능을 반복해 보여주는 사례다. 농특위원의 경우 임기가 정해져 있다. 임기에 맞춰 후임 인사를 준비해서 임기 개시 전에 발표하고 임명하는 것이 상식이고 인사권자에게 부여된 의무다.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한다면 무책임하고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더 큰 문제는 뒤늦은 인사에도 불구하고 새로 위촉된 농특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이런 사람들을 선정하려고 이렇게 시간을 끌었나 싶을 정도로 실망스럽다는 점이다. 친정부인사와 특정 인맥이 다수를 차지해 다양성을 상실했다. 각계각층이 모여 농정 전환을 논해야 하는 자리가 퇴색한 것이다. 아울러 컨설팅그룹이 이번에도 대거 기용됐다는 것이 농정개혁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한편 이번 인사과정에서 특이한 것이 있었다. 1기 농특위 임기가 끝나갈 무렵, 1기에 참여했던 민간위원 중 두 명을 빼고 전원교체 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 두 명에 대한 실명까지 거론됐다. 그런데 이번 2기 농특위원 명단에 이 두 사람이 포함됐다. 농업계에서 이들에 대한 평가가 분분한데도 말이다. 이들 외에도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운영했던 컨설팅업체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인사가 두 명이나 민간위원으로 위촉됐다. 세간에는 문재인정부의 농업계 인사는 박영범 차관을 통해야 한다는 말이 돌고 있을 정도이다. 농특위뿐만 아니라 박영범 차관이 설립하고 운영했던 컨설팅 업체 출신이 청와대와 농업계에 대거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그에 반에 정현찬 농특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들은 단 한 명도 위촉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농특위법에 따르면 위원장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는 사무국장 1인과 분과위원장 3인이다. 사무국장과 분과위원장은 농특위 본 위원 중에서 임명하는데 본 위원 중에 위원장이 추천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으니 위원장의 인사권이 무력화된 것이다.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명예직인 농특위원 인선조차 보이지 않는 손이 좌지우지하면서 위원장의 손발을 묶어 놓은 것이다. 이것이 문재인정부 인사의 본질이다.

문재인정부의 농업계 인사 난맥상에 대한 비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여전히 몇몇의 탐욕에 의해 인사가 전횡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당이 지난 보궐선거에서 대패하고 문재인정부가 국민 지탄의 대상이 된 것은 이러한 인사의 난맥과 일부 권력자들이 휘두른 전횡의 결과이다. 그런데도 전혀 반성도 변화도 없다. 권력에 대한 탐욕과 인사 전횡은 정권의 몰락을 가져온다는 것이 동서고금의 진리이다. 문재인정부 역시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여기저기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지만, 탐욕에 눈이 먼 자들은 귀를 막고 있다. 농정의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국민이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지속된 농정 인사의 난맥이 쌓여 오늘 정권 위기를 초래하게 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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