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AI 백신 도입해야

“기존 방역정책 안 돼 … 백신 대체할 정책 있나?”

  • 입력 2021.05.16 1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고병원성AI 방역대책으로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나오고 있다. 2~3년 주기로 고병원성AI가 발생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만큼 백신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여전히 신중해야 한다며 백신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한양계협회(회장 이홍재)와 더불어민주당 농어민위원회(위원장 이원택)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고병원성AI 방역대책 개선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선 고병원성AI 백신 도입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이홍재 양계협회장은 직접 주제발표를 맡아 “우리가 할 수 있는 규제책은 다 나왔다. 백신이 불가능하다면 대체할 방역정책이 있는가”라며 “이제 백신 문제를 결론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금까지의 방역정책은 방역을 위한 정책이었다. 백신은 더이상 성역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고병원성AI가 2~3년 주기로 대유행하면서 산란계농가들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산란계는 병아리때부터 노계가 될 때까지 대략 2년여 가량 사육된다. 그런데 고병원성AI가 2~3년 주기로 찾아오니 살처분 농가들은 안정적인 사육 사이클을 만들 새도 없이 다음 고병원성AI를 맞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와 더불어민주당 농어민위원회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고병원성AI 방역대책 개선 토론회를 열었다.
대한양계협회와 더불어민주당 농어민위원회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고병원성AI 방역대책 개선 토론회를 열었다.

이 회장은 “저병원성AI와 IB는 현장에서 통제가 안 되고 있다. 백신팀이 고병원성AI 발생을 우려해 농장에 들어가질 않으려고 한다”고 사정을 전하며 “현재의 방역정책으로는 지속적인 발전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TF가 있어도 생산자단체의 입장은 반영이 안 된다. 이러니 현장에선 정부가 살처분만 하려 한다거나 발생횟수만 신경쓴다는 얘기가 돈다”며 안타까워 했다.

윤종웅 한국가금수의사회장은 보다 적극적인 백신정책을 주문했다. 윤 회장은 “백신을 접종하면 이후에 고병원성AI가 발생해도 발생농장만 격리하면 된다”면서 “고병원성AI가 사람에 위험해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다는데 잘못 알고 있다. 국내에서 지금까지 수의사나 살처분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많은데도 감염된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을 도입해 일부지역부터 시범으로 접종을 해야 한다. 백신과 살처분을 병행하는 게 나은 방향이라 본다”고 주장했다.

이상정 민주당 농어민위원회 부위원장은 “충북 음성군은 1년 예비비가 35억원인데 이 중에서 20억원을 살처분 관련비용으로 지출한다”면서 현재의 살처분 정책이 지방자치단체에도 큰 부담을 지운다고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은 “백신이 공론화돼 여러 사안이 합의가 되면 도입하는 게 맞지 않겠냐”면서 “다만 백신 도입 이후에도 방역에 소홀하지 말아야 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자리에 참석한 홍기성 농식품부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장은 “백신 도입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면서 기존 정부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홍 과장은 “2017년에 농림축산검역본부 중심으로 백신 도입을 상당기간 논의한 바 있다. 그 결과, 인체감염 우려가 있어 상시 백신 접종은 어렵고 항원뱅크를 만들어 긴급 백신 접종만 규정했다”라며 “항원뱅크도 비상상황을 대비한 보조적 수단이다”라고 설명했다.

홍 과장은 “상시 백신 접종은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농가가 백신에 의존하면 차단방역 소홀, 신고 기피 등으로 방역이 어려운 점도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백신을 대신할 대안으로는 “농가의 방역수준과 철저한 차단방역 조치 등에 따라 차등화해 방역조치를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질병등급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