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당화(糖化)는 곧 노화

  • 입력 2021.05.14 14:54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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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우리나라 당뇨환자는 이미 5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당뇨 환자를 제외하고 언제든 당뇨병으로 진행할 수 있는 당뇨병 직전 단계에 속한 사람만도 현재 약 800만~900만명으로 곧 1,000만명에 육박하게 되리란 것입니다.

당뇨병의 기준은 정상이 100(mg/dl, 이하 단위 생략) 미만인데 비해 공복혈당이 126 이상이거나 식후 2시간 혈당이 200 이상(정상은 140 이하) 또는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정상은 5.6% 이하)일 때입니다. 그러나 공복혈당이 100~126 사이에 있거나 혹은 식후 2시간 혈당이 140~200 사이에 놓여있거나 당화혈색소가 5.6~6.5% 사이에서 이 셋 중 어느 하나라도 해당되는 사람들은 당뇨병 전 단계로 예비 당뇨 환자라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당화혈색소란 적혈구에 있는 빨간 혈색소가 포도당과 결합한 비율을 말하는데, 그 수치는 지난 2~3개월간의 혈당치에 따라 그 정도가 반영되게 돼 있습니다. 따라서 하루의 혈당치는 그날 그날의 탄수화물 섭취량이나 운동량 등에 의해 변화하기 쉽지만 당화혈색소는 지난 2~3개월간의 혈당량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뇨병 판정에 더욱 중요한 수치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당화(糖化)라는 말입니다. 당화란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단백질이나 지질에 포도당이 결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AGE가 높을수록 노화가 빨리 온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AGE는 나이를 의미하는 AGE가 아니라 Advanced Glycation End-product(최종당화산물)의 약자입니다. 즉 우리 몸에 혈당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우리 몸엔 심각한 변형이 일어나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 몸의 각종 세포에 점차 당화되는 비율이 늘어나며 최종당화산물이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혈관을 구성하는 혈관내피세포의 당화 비율이 높아지면 혈관이 딱딱해지면서 점차 탄력을 잃게 되고, 그 결과 혈관은 노화돼 혈압에 취약해져 뇌출혈이 생기거나 동맥경화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근육을 구성하는 단백질이 당화되면 근육이 점차 약해지는 것은 물론입니다.

우리가 탄수화물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탄수화물은 과하면 혈당을 높이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떨어지며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포도당은 체내의 각종 세포를 당화라는 과정을 통해 노화시킨다는 것입니다. 또 과도한 포도당은 곧바로 지질로 전화돼 우리 몸에 쌓이게 됩니다. 만약 우리 몸에 저밀도 지방단백질(LDL)이나 중성지방의 비율이 높으면, 우리는 흔히 지방의 섭취가 과다해 그런 것으로 오해하지만 그것은 지방 섭취의 과다 때문이 아니라 바로 설탕 등 탄수화물의 섭취가 과도해 생기는 것입니다.

오히려 오메가-3 위주의 좋은 지방은 우리 몸의 중성지방과 LDL 수치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의 노화는 바로 이 과도한 포도당과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그 합병증에 있다’는 말은 곧 우리 몸의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과도한 포도당이 미치는 미세혈관과 신경세포에 대한 해로운 작용 때문입니다. 우리 몸의 건강은 바로 이 포도당 수치를 얼마만큼 낮은 상태로 유지하는 시간이 길어지느냐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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