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흥원예농협, 땅 투기 의혹 제기돼

“43년 부자세습농협 되며 비리백화점 전락” … 비리 의혹 수사·특별근로감독 필요

  • 입력 2021.05.16 18:00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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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전국협동조합노조는 지난 4일 부천시흥원예농협 앞에서 ‘해고자 원직복직! 땅 투기 의혹 철저 수사! 신용정보법 위반 처벌!’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협동조합노조 제공
전국협동조합노조는 지난 4일 부천시흥원예농협 앞에서 ‘해고자 원직복직! 땅 투기 의혹 철저 수사! 신용정보법 위반 처벌!’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협동조합노조 제공

부천시흥원예농협의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협동조합노조가 지난 4일 부천시흥원예농협 앞에서 개최한 ‘해고자 원직복직! 땅 투기 의혹 철저 수사! 신용정보법 위반 처벌!’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부천시흥원예농협은 지난 2019년 12월 로컬푸드직매장 건립을 이유로 경기도 시흥시 매화동 39-1 토지(전, 4,740㎡)를 32억9,000만원에 매입했다. 앞서 시흥시로부터 로컬푸드직매장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보조금 4억원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천시흥원예농협은 그 터를 1년이 넘게 방치했다. 결국 1년 동안 세부 사업계획서도 제출하지 않아 시흥시 로컬푸드직매장 설립 지원이 지난해 말로 취소되며 보조금 지원도 없던 일이 됐다.

이후 올해 2월 정부의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조성계획이 발표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농지 투기 의혹이 일자 부천시흥원예농협은 터를 양묘장으로 변경해 과수를 심었다.

전국협동조합노조에 의하면 애초 부천시흥원예농협은 이 땅을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매입했다. 매입 당시 시세는 평당 90만~150만원이었는데, 평당 220만원에 매입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신도시 개발 예정지에서 직선거리로 2㎞ 내에 위치해 올해 2월 이후 토지 가격이 평당 330만원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매입 부지는 지하에 가스관이 매립돼 지상권이 설정된 데다 자연녹지지역의 개발제한구역이라 로컬푸드직매장 용도에 맞지 않다는 점도 투기 의혹 배경 중 하나다.

의혹은 더 있다. 지난 4일 3기 신도기 농지 투기 혐의로 구속된 이복희 전 시흥시의원이 지난 2018년 10월 딸 명의로 신도시 개발 예정지인 시흥시 과림동 임야 129㎡를 매입했다. 그 과정에서 토지 매입금액의 96%에 해당하는 과다 대출이 부천시흥원예농협을 통해 이뤄진 점이다. 3선 시흥시의원 출신인 이종근 부천시흥원예농협 조합장과 이 전 의원이 같은 지역구라는 점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전국협동조합노조는 “로컬푸드직매장 부지라는 명목으로 토지를 매입했으나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토지를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하고 방치하고 있다가 3기 신도시 지정 이후 해당 부지 시세가 대폭 상승했고, 땅 투기 의혹이 있는 전 시흥시의원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사전 정보를 통한 땅 투기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LH사태로 공평과 공정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시기에 부정한 방법으로 땅을 매입하고 그로써 이익 등을 편취했다면 이는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일일 뿐만 아니라, 농민을 위한 농협이 땅 투기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는 일”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협동조합노조는 토지 투기 의혹 이외에도 “이 조합장이 2009년 취임 이후 ‘사무소별 특이사항 보고’라는 명목으로 10년 넘게 매일 본·지점 개인고객 및 농민조합원의 금융거래(예금 및 대출 등) 내역을 보고받고 있다”며「신용정보법」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의원 50명이 간선제로 조합장을 선출하다보니 이윤영 전 조합장과 이 조합장이 2대에 걸쳐 43년 동안 조합장을 역임하는 부자세습농협이 되며 비리백화점으로 전락했고, 노조 결성을 이유로 부당해고가 벌어졌다”며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와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한편, 땅 투기 의혹을 비롯한 여러 문제에 대한 입장 확인 차 이 조합장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하지 않았다. 다만, 송재영 부천시흥원예농협 상임이사가 “(땅 투기 의혹은)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으나, 다른 문제에 대한 해명은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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