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김치가 식생활의 기본

  • 입력 2021.05.02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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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기본 밥상은 밥과 김치다. 밥과 김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우리 식문화의 기본이며 정신이다. 하지만 서구화되고 있는 식생활은 밥과 김치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퇴색시키고 있다. 더구나 정부는 식생활 기본 정신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하나 스스로 심각한 실책을 범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보건복지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지침’을 발표했다. 식생활지침은 지난 2003년부터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는 부적절한 식생활 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정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이후 5년 만에 마련된 이번 식생활지침은 밥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인의 영양소, 신체 수준 등을 고려했을 때 밥을 포함한 곡류는 그 중요성을 부정할 수 없다. 용인대 식품영양학과 김혜영 교수팀이 조사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영양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식품의 1위는 ‘잡곡밥’이고 2위는 ‘쌀밥’이었다.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진 밥에 대한 중요성을 정부 스스로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은 올바르지 않은 식습관과 음주에 있다. 특히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에너지를 과잉 섭취하고 있고, 고열량의 설탕과 트랜스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을 섭취하기 때문에 비만 인구가 늘고 있다. 이에 비해 전통적인 밥은 영양과 건강에 큰 힘을 주는 한국인의 체질에 적합한 식품이다.

따라서 정부의 식생활지침에서 밥의 중요도가 낮춰졌다는 것을 단순히 넘겨 볼 수만은 없다. 정부 정책의 흐름이 계속해서 논을 줄이고 쌀 생산량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면 그 맥락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 식생활지침에는 ‘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 식생활을 즐기자’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지침에서 밥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농식품부의 신식품정책 추진계획에서도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식품산업은 중요한 산업이다. 하지만 그 식품산업은 농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농업과 별개로 국민들의 먹을거리를 논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품정책의 중심에서 농민과 농업은 점점 밀려나고 있다. 이미 오래 전 정부의 식품정책은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를 중심으로 전환됐다. 농업이 식품의 원재료를 생산하는 하나의 산업으로만 평가받고 있는 현실은 올바른 방향이 될 수는 없다.

국민의 건강을 고려한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해 나가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강구하고 식품산업의 발전도 함께 이뤄내야 한다. 여기에서 농업을 제외시켜서는 안된다. 단순히 먹을거리에 대한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의 인식, 정치, 경제적인 복합적인 의미를 함께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안하고 있는 식생활지침에서 농업의 가장 기본인 밥(쌀)이 제외됐다는 것은 농업의 근간을 무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지난해 54일간의 긴 장마와 태풍 등으로 쌀 생산량은 최악의 흉작이었다. 국민 모두가 안정적으로 쌀을 소비할 수 있는 생산이 뒷받침되기 위해 농업정책이 제대로 만들어져야 하고 농업에 대한 존중이 그 바탕이 돼야 한다. 정부가 계속해서 농업을 외면하고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정책이 만들어질 리 없다. 국민들의 건강한 식생활 유지를 위한 기본은 우리 농업의 보존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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