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투기 원천 차단 위해 농지법 전면 개정해야"

농민의길, 청와대 앞서 기자회견 ... 문제 핵심은 "누더기 농지법, 농사짓는 농민에 희망 만들어야”

  • 입력 2021.03.10 14:43
  • 수정 2021.03.10 15:03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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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10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농지 투기 규탄 기자회견’에서 농민의길 소속 농민단체 대표들이 농지법 전면 개정을 비롯한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0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농지 투기 규탄 기자회견’에서 농민의길 소속 농민단체 대표들이 농지법 전면 개정을 비롯한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농지 투기 규탄 기자회견’을 10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개최했다.

농민의길은 기자회견에서 “LH 직원들의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 농지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내부정보에 의한 불법 투기도 문제지만 핵심은 농지의 무분별한 훼손을 열어 놓은 현행 법 체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농민의길은 특히 “헌법에 농지는 농사를 짓는 농민만 소유하도록 하는 경자유전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지만 농지법에서 예외 규정을 둬 영농계획서만 제출하면 누구나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 하위법이 헌법을 위배할 뿐 아니라 사실조차 추후에 확인하지 않고 있어 법이 도리어 농지를 돈버는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민의길은 또한 “농지를 투기 대상으로 보는 건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핑계삼아 국회에서 진행 중인 절대농지 태양광 시설 설치 허용 입법시도에서도 드러난다”며 “코로나19와 기후 위기로 인한 식량 위기 속에서 사료포함 식량자급률 21.7%인 우리나라는 식량 생산의 보루인 농지를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민의길은 무엇보다 농지 투기 원천 차단 방안으로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농지법 전면 개정 △명확한 농민 규정과 농사 짓는 농민만 농지 소유 가능토록 제도화 △농지 소유 및 이용실태에 대한 전수조사 △불법 투기 목적 비농민 소유 농지 정부 강제 매입 등을 통한 농지 공공성 강화를 제시했다.

아울러 “지난 4일 정부합동조사단이 꾸려졌지만 농림축산식품부가 포함되지 않은 건 무능을 또 한번 드러낸 사례”라며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의 경질도 촉구했다.

농민의길 상임대표인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촛불정부라는 문재인정부에게 국민이 요구한건 적폐 청산을 위한 사전 작업이다. 이번 농지 투기 사태는 빙산의 일각으로 지역에서 만난 소비자들이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고 일축할 정도로 공적기관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상황이다”라며 “이번 사태를 통해 농사를 짓는 농민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해 신뢰를 되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서봉석 가톨릭농민회 사무총장은 “삶을 살아갈 때 가장 중요한게 공기와 햇볕인 것처럼 농민에겐 농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이 농지를 맡겨놓은 LH의 직원들이 농지를 강탈한다면 한국 농업은 제대로 설 수 없다”며 “공무원들의 태도를 보면 정권의 임기가 얼마나 남았는지를 알 수 있는데 이번 투기 사건은 문재인정부 레임덕 현상의 시발점인 것 같다. 농식품부·국토교통부 장관 즉각 사퇴를 통해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동 (사)전국쌀생산자협회 회장은 “제가 사는 해남에서 문중 땅을 뺀 60%가 외지인 소유다. 자기 농지로 농사 짓는 농민이 거의 없고 대부분 소작농이다. 전국 농지가 부동산 투기화된 건 비단 이번 투기 문제만은 아니다”라며 “이번처럼 큰 사건이 터지면 부랴부랴 해결하는 시늉만 보이고 성토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그대로 진행된다. 이런 상황을 매일 눈뜨고 쳐다보는 농민들은 분통터질 지경이다. 이번엔 경자유전의 원칙대로 농지법을 손질해 농민에게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민의길은 가톨릭농민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전국쌀생산자협회,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 등으로 구성된 농민운동 연대체다.

10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농지 투기 규탄 기자회견’에서 농민의길 소속 농민단체 대표들이 농지법 전면 개정을 비롯한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0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농지 투기 규탄 기자회견’에서 농민의길 소속 농민단체 대표들이 농지법 전면 개정을 비롯한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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