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홍삼·녹용 먹으면 면역력 높일 수 있을까?

  • 입력 2021.03.07 18:00
  • 기자명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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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건강을 위해 홍삼이나 녹용을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홍삼, 녹용이 아니더라도 양파즙이나 흑마늘, 비타민, 영양제, 건강기능식품 등 여러 가지를 복용합니다. 복용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다양합니다. 몸이 무거워서, 요새 감기에 잘 걸려서, 어깨가 아파서, 무릎이 아파서, 갱년기라서, 피로해서, 잠이 많아져서 등등. 잘은 모르지만 이런 걸 먹으면 면역력이 높아져서 건강해지리라는 어떤 믿음이 있는 듯합니다.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것은 대체 무슨 말일까요?

면역력은 단순하게 말하면 염증(炎症)을 이겨내는 힘입니다. 우리 몸에 아픈 곳에는 모두 염증이 있습니다. 감기는 코와 상부 기도에 염증이 있는 것이고, 어깨나 무릎이 아프면 그 주위 근육과 인대에 염증이 있는 겁니다. 설사를 자주 한다거나 변비가 있으면 장에 염증이 있습니다.

염증은 우리 몸을 괴롭히거나 아프게 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어려움과는 정반대로 염증은 몸의 손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바이러스나 세균을 제거하여 몸을 치유하기 위한 것입니다. 면역력이 높다는 것은 염증이 생기면 고생은 하지만, 결국에는 잘 회복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면역력이 낮으면 염증이 회복되지 않고 지속되기에 문제가 됩니다. 그럴 때 우리는 면역력을 높일 방법, 즉 염증을 가라앉힐 방법들을 찾게 됩니다.

제일 간편한 방법은 소염진통제입니다. 하지만 소염진통제를 먹어도 낫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염진통제의 부작용 때문에 먹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속쓰림, 소화불량, 위장 출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픈 곳의 염증은 가라앉는데 위장의 염증은 심해지는 것이죠. 또한 세계보건기구(WHO)는 소염진통제 장기간 복용 시 신장이 손상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아픈 곳의 염증은 가라앉는데, 반대로 왜 위장의 염증은 심해질까요? 왜 어떤 사람은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낫는데 어떤 사람은 낫지 않을까요?

그것은 모두 다 염증이라고 하더라도 인체의 부위별로 염증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개개인마다 모두 체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현대 과학에서는 사람의 유전적 특이성 때문에 어떤 약물은 효과가 있고, 어떤 약물은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한의학은 정밀한 관찰과 폭넓은 기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식도와 위장, 대장, 방광 등을 나누어서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이 다르고, 근육과 관절, 어깨와 등, 허리, 무릎 등을 나누어서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이 다릅니다. 폐렴이 있을 때, 폐렴의 초기, 중기, 후기에 약이 다르고, 독감이 있을 때, 감기가 있을 때 모두 다릅니다. 체질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이제마 선생님의 사상체질이 그렇습니다.

물론 과거와 지금 쓰는 말이 다르고 분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현대 의학체계와 일대일 대응이 되지는 않지만, 한의학은 각 약물에 있어 인체의 부위별 특성에 따른 염증 치료 특이성, 개개인의 체질, 즉 유전적 특이성에 따른 염증 치료 특이성들을 관찰하여 기록해 놓았습니다.

홍삼과 녹용도 그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홍삼이 필요한 염증, 녹용이 필요한 염증이 있으며, 홍삼, 녹용이 전혀 필요 없는 염증 상태도 있습니다. 양파즙과 흑마늘이 필요한 염증이 있겠고, 필요없는 염증도 있겠지요. 그러니까 누군가는 이런 걸 먹고 염증이 가라앉지만, 누군가는 아무런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어떤 부위의 염증이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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