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을 죽이지만 말고 살려보라"

방역정책 경종 울린 산안마을, 19일 예방적살처분 집행
시민사회단체 “닭들의 죽음에 의지 모아 대안 만들어야”

  • 입력 2021.02.19 19:16
  • 수정 2021.02.21 18:55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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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전국먹거리연대,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연대, 산안마을살처분반대화성시민대책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9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산안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예방적살처분 중심의 방역정책을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전국먹거리연대,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연대, 산안마을살처분반대화성시민대책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9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산안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예방적살처분 중심의 방역정책을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전국먹거리연대,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연대, 산안마을살처분반대화성시민대책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9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산안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예방적살처분 중심의 방역정책을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전국먹거리연대,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연대, 산안마을살처분반대화성시민대책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9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산안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예방적살처분 중심의 방역정책을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9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산안마을 입구에서 산안마을 공동체 조합원 및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예방적살처분을 위해 닭을 외부로 반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한승호 기자
19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산안마을 입구에서 산안마을 공동체 조합원 및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닭의 예방적살처분을 위해 외부로 반출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예방적살처분을 거부하고 닭을 지켜오던 마을이 결국 농장 문을 열고 닭을 보냈다. 예방적살처분 중심의 방역정책에 경종을 울린 이들의 행동이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야마기시즘실현지영농조합법인(산안마을)은 19일 예방적살처분 행정명령을 받아들이고 방역당국에 닭을 넘겼다. 지난해 12월 23일 예방적살처분 명령을 받은지 59일 만이다. 

산안마을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가중되는 정신적 고통과 경제적 한계에 부딪혀 살처분 집행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살처분은 이날부터 시작해 다음날인 20일까지 진행되며 농장에 쌓여있던 약 120만개의 계란도 폐기처분될 예정이다. 

이 농장에 있던 3만7,000여 마리의 닭들은 외부로 반출돼 랜더링 처리된다. 산안마을 공동체 조합원들은 눈물로 닭들이 떠나는 길을 전송했다. 이들은 조합원인 이경묵씨가 읽은 입장문에서 “전국적으로 2,800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죽어가는 지금, 농림축산식품부 가슴 속엔 아파하는 농가, 비명을 지르는 동물들이 존재하고 있는가”라고 탄식했다.

이어 농식품부에 “가축전염병예방법 제1조의 목적인 ‘축산업의 발전과 공중위생 향상에 이바지’하는 본래 목적에 충실하라”고 촉구하며 “죽이지만 말고 살리는 경험을 축적해 매년 축적되는 경험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K-가축방역을 구현하자”고 호소했다.

산안마을의 살처분 거부는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에도 반향을 일으켰다. 비록 살처분은 막을 수 없었지만 예방적살처분 중심의 방역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모으는 계기가 됐다. 

전국먹거리연대,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연대, 환경농업단체연합회, GMO반대전국행동, 산안마을살처분반대화성시민대책위원회는 같은날 “산안마을 닭은 오늘을 사는 인간을 대신해 피흘리는 희생양이다”라면서 “최근 몇년간 죽어간 닭의 숫자가 6,000만마리가 넘는다. 이 죽음의 광기를 멈추게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날 산안마을을 찾은 김영재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은 “이 고통의 시간이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다. 산안마을은 살처분에서 예외로 할 근거들이 있음에도 행정편의적인 결정으로 살처분이 집행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산안마을 닭들의 죽음에서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의지를 모아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산안마을 계사에서 예방적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9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산안마을 계사에서 예방적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전국먹거리연대,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연대, 산안마을살처분반대화성시민대책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9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산안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예방적살처분 중심의 방역정책을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9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산안마을 계사에서 예방적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산안마을 명의의 현수막이 트럭에 게시돼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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