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노화, 그 숙명에의 도전

  • 입력 2021.02.07 18:00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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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기원전 221년, 중국의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가 쓰여지게 됩니다. 바로, 군웅할거의 춘추전국시대를 끝장내고 중국통일의 대업을 이룬 황제 진시황의 등장입니다. 모든 것을 이룬 그도 마침내 가지지 못한 한 가지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노화란 숙명이었습니다.
 
그는 늙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는 ‘불로초’를 구해 오겠다는 신하 ‘서복’의 말을 듣고 선남선녀 3,000명과 각종 물자를 실은 거대한 선단을 꾸려 동쪽으로 떠나 보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서복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에 할 수 없이 진시황은 황실 의원을 불러 늙지 않게 하는 약을 구해보라 명했고 그 결과 의원이 내온 처방은 바로 수은이었습니다.

당시는 수은의 중독성을 알지 못하던 때라 진시황은 수은이 주는 일시적인 효과, 즉 머리를 맑게 하고 피부를 곱게 하는 것 같은 변화에 현혹돼, 복용은 물론 피부에 바르기도 하고 때론 목욕물 대신 사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진시황은 결국 나이 50에 사망하는데 학자들은 수은중독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노화란 육체의 병이지만 그 출발은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런지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 너무나 쉽게 약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노인분들의 약에 대한 사랑은 너무 지나친 면이 없지 않습니다. 약은 쌓이면 독이 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약에 대한 의존보다는 내 안에 있는 생명회복력을 믿고 건강수칙들을 지키며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것이 훨씬 더 건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실천 가능하면서 노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들은 무엇일까요?

노화 연구학자들의 이론에 따르면 우리 몸의 세포에 적절한 스트레스가 주어질 때 오히려 우리 몸은 장수유전자를 깨우고 노화 세포를 제거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적절한 스트레스로서 소식, 운동, 추위에의 노출 등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너무 심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우리 몸을 상하게 하지만, 적절하게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생존본능을 깨워 결국 몸을 재정비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위의 노화를 막기 위한 세 가지 방법 중 제일 먼저 소식의 원리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소식의 대원칙을 말씀드리면 ‘영양실조 없는 열량 제한’입니다. 특히 단 것이나 탄수화물은 가능한 줄이되 야채 등은 풍부히 먹고 견과류 등 좋은 지방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소식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 몸이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배가 고파서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두 번 이상 들린 후 먹는 것이 바로 소식을 실천하는 방법이라 합니다. 전혀 배고프지 않은데도 시간을 정해놓고 먹는 것은 아무리 적게 먹는다 해도 몸이 원하지 않는 상태에서 억지로 집어넣는 것에 지나지 않아 그 자체가 이미 과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밥 먹을 시간은 결코 시계가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닙니다. 내 몸에서 울리는 ‘꼬르륵’ 소리가 바로 밥을 먹어도 된다는 종소리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먹는 것은 가능한 한 골고루 드시되 가능한 여러 가지 채소를 색깔을 다양하게 갖춰 드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노화 연구자들은 그러한 채소들, 특히 색깔들을 이루는 성분들에서 수만 가지의 노화를 늦추는 성분들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채소들을 한국 전통식으로 나물을 만들어 좋은 기름을 듬뿍 쳐서 드시면 그것이 바로 ‘불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야채는 꼭 생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으로 먹기보단 오히려 적절히 익혀 먹으면 소화, 흡수도 잘되고 충분히 먹을 수 있습니다.

과일은 요즘 너무 단맛만 높여 오히려 해가 될 위험성도 있습니다. 유기농으로 가꾸어 과일 고유의 신맛과 단맛이 적절히 조화된 과일들이 좋습니다.

기름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을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식물성 기름은 좋고 동물성 기름은 나쁘다는 상식은 이제 낡은 이론으로 근거가 희박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시중에 가장 많이 나도는 식용유들은 오메가-6가 너무 편중되게 많아서 가장 나쁜 기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좋은 기름으로는 신선하게 저온에서 압착식으로 추출한 오메가-3가 풍부한 기름들이 추천되고 있습니다. 또한 동물성 지방도 유기농으로 방목사육된 가축들이라면 나쁠 이유가 전혀 없을 것입니다.

지방을 먹는다고 해서 몸에 지방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 좋은 지방을 먹으면 오히려 동맥경화와 심장질환을 더욱 낮춰준다는 논문들이 다수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 몸에 고지혈증을 일으키는 것은 과다한 탄수화물의 섭취 때문입니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이것이 우리 몸에서 지방으로 변화돼 고지혈증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소식을 하되 지혜로운 영양섭취는 우리를 노화로부터 지켜주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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