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오십견은 오장육부 균형이 잘 안 맞을 때 생긴다

  • 입력 2021.02.01 00:00
  • 기자명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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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지난 시간에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오십견의 두 가지 사실을 알아봤습니다.

첫째, 치료를 해도 더 아파서 견디기 힘든 시기가 있습니다. 둘째, 오십견은 당뇨병과 갑상선 기능 항진증 등과 같은 체내 대사율이 높은 질환이나 심장질환, 폐질환과 관련돼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세계 최고의 종합병원이라고 불리는 미국 메이오 클리닉(www.mayoclinic.org)은 오십견의 원인을 뭐라고 했을까요? 비슷합니다. 오십견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당뇨병, 갑상선 기능 항진증, 또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 심혈관계 질환, 결핵, 파킨슨병이 있을 경우 오십견이 잘 생긴다는 겁니다.

신기하게도 동의보감에도 비슷한 기록이 있습니다. 견비병(肩臂病), 즉 어깨 질환의 원인에 “폐와 심장에 사기(邪氣)가 있으면 그 사기가 양 팔꿈치로 흘러간다”고 적혀 있습니다. 즉 폐와 심장 질환이 어깨와 관련이 깊다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 사기(邪氣)는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와 같은 육기(六氣)의 변화를 말합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날씨가 인체에 영향을 준다는 겁니다. 춥거나, 덥거나, 습하거나, 건조하거나 하는 날씨가 질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죠.

비만 오면 전신이 쑤신다는 분들. 한의학에서는 습사(濕邪), 즉 습한 사기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몸 안이 균형 잡힌 사람은 영향을 덜 받지만 이미 몸 안에 습한 기운이 많은 사람은 습사에 민감해져 비만 오면 전신이 쑤실 수 있습니다.

가을이 돼서 날씨가 건조해지면 변비가 오거나 기침을 한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건조한 사기, 조사(燥邪)의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 비해 이미 몸 안이 건조한 상태로 치우쳐져 있습니다.

여름에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을 많이 흘린다면 더운 사기, 서사(暑邪)의 영향을 받은 것이며, 몸은 열이 많은 상태로 치우쳐져 있습니다. 겨울에 추위를 많이 타고 손발이 차다면 차가운 사기, 한사(寒邪)의 영향을 받은 것이고, 내 몸도 차가운 상태로 치우쳐져 있습니다.

즉 우리의 몸 안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을 때, 차거나 뜨겁거나, 건조하거나 습할 때 사기(邪氣)가 있다고 진단합니다. 이러한 진단을 하려면 숙련된 한의사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자세히 듣고(聞診), 얼굴색을 보고(望診), 맥을 짚어 보고(脈診), 혀의 색과 모양, 태를 관찰하고(舌診), 가슴과 배를 눌러보고(腹診), 변비인지 설사인지, 소변은 시원한지, 갈증이 나는지 시원한 물, 따뜻한 물 무엇이 좋은지, 땀이 나는지, 어디에 나고 땀이 나면 시원한지 힘이 빠지는지 등을 자세히 묻는 과정(問診)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오십견이 있다면 우리 몸, 특히 폐와 심장에 사기가 있어서 몸 안이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십견을 치료할 때는 단순히 어깨관절에 좋은 한약만이 아니라 풍한서습조화 중 어떤 사기가, 오장육부 어디에 있는지 찾아서, 그 사기를 몰아내고 약해져 있던 내 몸을 튼튼하게 하는 한약이 꼭 들어갑니다.

이렇듯 한의학 치료는 질병의 좀 더 빠른 회복은 물론, 한쪽으로 치우쳐 약해져 있던 몸을 튼튼히 해 일상의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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