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에도 농민의길이 함께합니다”

농민의길 소속 5개 농민단체 대표들의 신년사

  • 입력 2021.01.01 09: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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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의 새해, 달항아리처럼 넉넉하길”

정한길 농민의길 상임대표·가톨릭농민회장

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신축년 소의 해입니다. ‘豊農牛宿(풍농우수)’. 하늘의 별 아홉 번째 자리가 소의 자리입니다. ‘豊’ 자를 보면 ‘豆’는 음식을 담는 그릇이고 이에 그릇에 음식을 담은 모양이 됩니다. ‘農(농)’은 경작을 뜻하는 林과 농기구를 뜻하는 民을 말하며 즉 땅을 일구어 농사짓는다는 뜻입니다. 또 다른 해석은 별을 바라보며 노래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소의 해, 풍년을 기원하는 내용입니다.

새해 소망은? 코로나19로 농업의 중요성이 확인됐고, 대책으로 식량주권 확립을 추진해야 하며,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에 대한 대책과 근본적인 농업의 구조 개선이 필요합니다.

생태·환경·생명 농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고, 탈탄소 농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공익형직불제도의 보완으로 선택형직불제 예산 증액이 필요하고, 농업의 공익적 가치와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농민수당을 전 농민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유통개혁을 통한 농산물 가격지지로 농민들의 삶을 보장해야 할 것입니다.

로컬푸드의 연장선에서 국가 푸드플랜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가먹거리기본법을 제정해야 하고, 통일농업 실현을 위해 남북교류 사업 지원이 필요합니다. 유엔농민권리선언 이행을 위한 정부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고, 그린뉴딜을 통해 농촌 공동체 회복과 지방소멸을 막아야 할 것입니다.

새해는 우리 농민들 풍년농사 이뤄 평화 넘치는 한해, 달항아리처럼 넉넉한 한해 되길 소망합니다.

 

“통일·공동체농업으로 농정대개혁 이루자”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은 국경폐쇄와 이동제한이라는 장벽을 만들었고 이러한 장벽이 농산물 유통을 방해해 새로운 방식의 식량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방식의 식량위기는 농산물의 완전한 자유교역을 통해 세계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한 케인즈 그룹과 WTO 신자유주의 국제 경제 질서 논리의 모순을 전면에 드러나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2021년은 분단 76년입니다. 갈라진 허리가 가져온 모순은 농민을 비롯해 민중들 것을 빼앗아 자본과 권력이 이익을 가져가는 것이었습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강령에 자주적 민족통일 실현을 명시하고 있는 통일운동 단체입니다. 분단모순을 해결해서 농민과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드는데 한치도 머뭇거릴 필요없습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민족대단결 원칙을 실현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남북농민공동경작지 사업을 중심으로 남북공동 농업연구 평화지대 조성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방해를 이겨내고 정권이 주도하는 통일이 아니라 민족이 서로 대단결하여 완성하는 통일조국 건설, 전농이 중심이 돼 실현해 나갈 겁니다.

코로나19와 기후위기로 인한 새로운 방식의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농정대전환이 필요합니다. 현재 농정이 신자유주의 경제 논리를 실현하기 위한 농정이었다면 이제 그러한 농정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시장경제 원리를 통한 효율성을 추구한 낡은 농정을 과감히 버리고 식량위기에 대응하고 농촌 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지역소멸을 막아낼 수 있도록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줄 새로운 농정. 농업과 식량을 공공재로 보고 국가의 책임성을 더욱 높여내는 공공농업을 실현할 수 있는 진정한 농정대개혁을 전국농민회총연맹은 2021년부터 시작할 겁니다. 이는 농민기본법(가칭) 제정 운동에서부터 시작됩니다.

2020년 너무도 힘든 한해였습니다. 우직한 소, 그것도 신성한 기운을 가졌다는 신축년(辛丑年)입니다. 우직하게 전국농민회총연맹과 함께 한 걸음씩 전진합시다. 새로움울 만들어 갑시다.

 

“흰 소의 힘과 끈기로”

 

김옥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2021년 새해에 새 희망을 떠올립니다.

코로나19로 시작해서 전 세계가 팬데믹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흰 소의 해 신축년이 됐습니다. 2020년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냉해와 가뭄, 54일간의 장마가 이어지면서 이건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라는 인식이 확산됐습니다. 여름에 자라는 채소는 뭉그러지고, 곡식도 수확량이 반타작 났습니다. 장마와 함께 홍수가 나서 산이 무너지고 들이 잠기고 집과 짐승들이 떠내려갔습니다.

농정개혁은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기후위기는 날로 심각해지는 가운데 새해를 맞는 농민들의 주름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어떤 농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걱정입니다.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워주는 이웃들, 동지들이 있어서 1년을 살아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는 농민과 함께 논밭을 갈던 동물로 우직한 농사꾼이면서 여유와 평화, 근면 성실함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가난한 농민에게 소 한 마리는 새로운 희망을 꿈꾸게 하는 존재였지요.

2020년 여러 가지로 힘들었는데 2021년도 코로나19와 함께, 기후위기 속에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이제까지 식량주권을 고민하며 실천하고 있는 대안이 있기에 희망을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농민들이 땅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는 세상, 수확한 농산물을 팔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는 세상, 모든 사람이 건강한 먹거리를 보장받는 세상, 이주농업노동자들까지 포함한 농민의 권리가 보장되는 세상을 꿈꾸며, 흰 소의 힘과 끈기로 농민의 희망, 세상의 희망을 만드는 한해를 만들어봅시다.

 

“환경친화적 문화로 나아가자”

김영재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

2021 신축년(辛丑年) 새해를 맞이하는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일 년, 우리에게 다가온 코로나19는 삶의 좌표를 흔들었고 혼돈의 나락으로 떨궜습니다. 전 세계적인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로 인해 농산업의 황폐화, 생물 다양성 손실, 빈곤 및 환경악화와 같은 지구적 난제가 범람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건강한 농업, 건강한 음식, 지속가능한 농업을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전해줄 역할과 책무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식량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시급히 전환해야 하고 생산과 소비 그리고 이와 관련된 모든 종사자가 널리 공감해야 합니다.

인류의 세상을 일궈 생명의 젖줄을 흐르게 한 농(農)의 가치를 우리 스스로 깨우치고, 쉬지 않으며 지속가능하게 해야 하고, 생산과 소비는 미래가 불투명한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의 문화에서 환경친화적인 문화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아직 세상은 불안하고 춥습니다. 곧 해가 뜨고 대지의 온기가 살아나 전체를 비추고 용기를 주는 태양이 떠오를 것입니다. 땅속에서는 새의 발톱 같은 새순이 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 농민도 함께 어깨 걸고 준비합시다.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는 농민과 소비자 모두가 힘들었던 2020년을 발판 삼아, 어제보다 나은 오늘, 전년보다 나은 새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우리 친환경농업인연합회가 거름이 되고 바람이 되어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식량주권 지키는 새해되길”

김영동 전국쌀생산자협회장

2020년은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한해였습니다.

코로나19 전염병이 전 세계로 확산돼 경제는 얼어붙고 사회적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우리 농민들도 봄의 냉해, 여름의 유례없이 긴 장마와 3번에 걸친 태풍, 그리고 가을 가뭄으로 이중삼중의 고통을 받아야 했습니다. 여기에 문재인정부의 농업 무시와 농민 홀대는 농업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집권 후반기에 들어 선 문재인정부는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기보다 미국과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입장을 보임으로써 촛불혁명을 통해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구는 외면 받고 있습니다.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과 기후위기의 확산으로 전 세계는 식량위기를 대비하여 식량안보를 강화하는 것을 핵심적인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확산되자 식량수출국 20여개 나라가 수출규제를 통해 위기를 대비하고자 했듯이 우리나라도 식량안보 및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식량주권을 지켜내야 합니다.

전국쌀생산자협회에서 요구하는 ‘쌀부터 공공수급제’는 농산물을 공공재로 보고 국민들에게 안전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밥과 김치를 지키는 것은 국민들의 먹거리를 보장하자는 것이고 위기를 대비하자는 것입니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와 기후위기를 통해 농업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공감하고 2021년에는 농업의 근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갑시다. 우리 농민들이 농정의 주인이 되어 직접 참여하는 길을 만들어 갑시다. 전국쌀생산자협회도 쌀 생산 농민들과 함께 식량주권을 지키고 농업을 지키는 길에 앞장서서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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